북리뷰/문학반 158

[소설]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조조 모예스/다산북스 출판사)

📚 조조 모예스《미 비포 유 me before you》 이 책은 세 번째이다. 영화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라고 할 수도 있다. 우연히 보게 된 영화가 너무 좋아서, 원서를 읽었다. 그다음은 중학생이었던 딸아이에게 번역판을 사주고 그 책으로 존엄사와 안락사에 대한 수행준비를 하면서 한번 더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아름다운 표지의 개정판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모든 "좋은" 책이 그렇겠지만, 읽을 때마다,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참 다르다. 책을 읽게 되는 간격 사이에, 내가 지나쳐 온 시간들과 상황들이 책의 다른 부분들을 보게 한다. 찾게 한다. 이 책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사랑이라는 것에 꽂혀 책을 보다가 설레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정말 감정이 요동치는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루이자..

북리뷰/문학반 2024.05.16

[일본소설] 원더풀 라이프(마루야마 마사키/블루홀식스출판사)

📚 마루야마 마사키《원더풀 라이프》 들어가기 전에 일단 강추!!! ✏️ 처음 접해보는 일본작가이다. 그런데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있다. ✏️ 이 작품은 무력의 왕, 한낮의 달, 불초의 자식, 가면의 사랑이라는 소제목으로 번갈아가며 네커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이 커플들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다시 앞으로 슬슬와서 확인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묘미. 물론 책을 읽는 도중에도 혹시, 설마 하는 부분들이 간혹 등장하기는 한다. ✏️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깊었던 그리고 많이 생각하게 만들었던 부분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었다. 내가 차이를 두고 배려하려는 부분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차별과 구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듯했다. 그..

북리뷰/문학반 2024.05.13

[소설] 나뭇잎 사이의 별빛 (글렌디 밴더라/밝은세상 출판사)

📚 글렌디 밴더라《나뭇잎 사이의 별빛》 사실 넌 그보다 훨씬 더 굉장한 기적이야. 이 소설은 데뷔작《숲과 별이 만날 때》로,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누르고 아마존의 베스트셀러가 된 글렌디 밴더라의 두번째 장편소설이다. 엘리스와 레이븐이라는 두 캐릭터를 교차시키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왜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한곳을 향하가는 여정이기에. 우선 어릴 때부터 힘든 일이 있으면 늘 숲이나 자연에서 위로를 얻었던 엘리스는 남편의 불륜현장을 목격한 날에도 역시 숲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달된 비올라를 잃어버리게 된다.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과 죄책감에 시달리던 엘리스는 술과 약에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은..

북리뷰/문학반 2024.05.12

[소설] 너의 얼굴 (이충걸/은행나무 출판사)

📚 이충걸《너의 얼굴》 소설이니까 스포는 접자. 아니, 때로는 줄거리가 전부인 소설도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읽어야 맛을 알 수 있는 글이다. 줄거리 몇 줄로 축약해서 전달하기에는 아름다운 문장들이, 저릿저릿한 문장들이 너무나 많다. 작가의 말에서 두 번 읽은 부분이 있었다. "나는 궁금했습니다. 문학적 전쟁터에서 이 글을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오랜 소설의 명예로운 문법과 얼마나 닮았을까? 드라마를 무리하게 배치한 건 아닐까? 그 사람의 감정은 현실적일까, 획득된 것일까? 그것이 세계의 새로움과 무슨 상관일까? 나는 내키지 않는 청자를 설득할 수 있을까? 그들은 재창작된 자아의 감정을 느끼고 부풀릴 수 있을까?" 작가들은 다들 비슷한 고뇌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비언 고닉은 독자를 자..

북리뷰/문학반 2024.05.01

[소설] 제국의 사생활(주원규/네오북스 출판사)

주원규《제국의 사생활》이 책은, 드라마 , 의 송현욱 감독이 영상화하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고 표현해서 궁금해진 작품이다. 내용은 어떻게 보면, 그냥 흔하게 드라마속에 보여지는 재벌기업들 안의 권력싸움, 그들만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로 인해 주위에 벌어지는 것에 대한 다른 시선은 없다. 그래서인지 걸림없이 술술 책장이 넘어가는 책이다. 그런데, 과연 무엇이 송현욱 감독을 자극했을까.그러다 문득, 내가 너무나 당연시 했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개인이 맨손으로 시작해서 이뤄놓은 기업일지라도 그것이 자식들에 의해 그냥 되물림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당연한 것인가. 그들의 행위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걸려있고, 사회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라면 그건 또 ..

북리뷰/문학반 2024.04.28

[산문집] 보편의 단어(이기주/말글터)

📚 이기주 산문집 《보편의 단어》이 책을 소개하는 문장중에 이런 표현이 있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읽고 쓰고 말하고 떠올리는 보편의 단어야말로 삶을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지 모른다."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나 좀 부정적이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쓰는 언어가 늘 나의 한계일수밖에 없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에 공감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단어들이 늘 내 생각을 다 나타낼 수 없다는 것에만 마음을 쓴 것이다. 그런데 버팀목이라는 것을 보면서 그럴수도 있구나 싶었다.책을 다 읽고 나서, '보편의 단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책 속의 단어들은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게도 했지만, 가끔은 어~나는 다른데. 라는 생각도 들게 했다. 그것은 한 단어가 ..

북리뷰/문학반 2024.04.25

[소설] 정욕-바른욕망(아사이 료/리드비 출판사)

아사이 료 《정욕》_바른 욕망 이 책은,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 나도 모르게 갖게 되는 생각이, 책을 받고 책표지의 한자를 보고나서야 당황스러웠던 것처럼, 책을 읽고나서는 또한번의 비슷한 마음을 느끼게 했다.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이 제대로 된 관점이 맞는 것인가. 혹여 나의 시선들로 상처받았던 사람들은 없었을 것인가. 내가 상상하거나 한정지을 수 없는 세계가 분명 있을 것이고, 그리고 그 세계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인데 그곳은 없어야 되는 것처럼, 없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오지는 않았을까. 잘 살아가는게 무엇인지, 다른 이들과 공존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잣대의 기준이 무엇이며, 진정 그게 바른 답인지. 혹여 그 잣대들 너머에 방치된 이들은 없는지, 그 잣대..

북리뷰/문학반 2024.04.21

[소설] 나이트비치Nightbitch (레이철 요더/황금가지 출판사)

레이철 요더 《나이트 비치》 마리엘 헬러 감독, 에이미 아담스 주연으로 올 가을에 개봉 예정인 영화의 원작 소설이다.(훌루Hulu 오리지널) 평생 창작을 업으로 삼았던 저자 레이철 요더가 아이를 낳은 후 이삼 년간 전혀 글을 쓰지 못했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집필하기 시작한 이 소설은 수많은 여성 창작자의 공감대를 불어일으키며 화제를 낳은 작품이기도 하다. 페미니즘, 또는 그런 소재를 다룬 작품은 어쩌면 읽기전에 보기전에 이미 편견을 가지고 대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어쩔 수 없는 감정과 생각을 가지게 된다. 왜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생길 수 밖에 없었는지 말이다. 이 책은, 자신만의 꿈이 있었던, 그러나 결혼과 육아라는 것을 통해서 자신을 잃어버렸던, 또는 잃어버린 "엄마, 여자"라면 ..

북리뷰/문학반 2024.04.20

(에세이) 흙에 발 담그면 나도 나무가 될까(정경하/여름의 서재 출판사)

#흙에발담그면나도나무가될까 #정경하 #식물세밀화가_정경하 #여름의서재 #에세이 #에세이추천 #협찬도서 #오늘의한문장 #문장수집 📚 정경하 《흙에 발 담그면 나도 나무가 될까》 사계절 곳곳을 스며드는 에세이다. 책의 목차가 봄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품고있는 겨울부터 시작한다. 꽤 괜찮은 느낌이다. 자연을 바라보고, 식물을 느끼고, 그 호흡이 그림으로 내려앉고 글에 남아있다. 그리고 곳곳에 자신을 향하는 글들이 너무 좋다. 한곳에 오래 머물고 있는 느티나무가 지루하지는 않을까 생각하는 작가의 시선부터가 나를 어린시절로 돌려놨다. 햇빛가득 쏟아지는 오늘, 그리고 흐려질 언젠가, 옆구리에 끼고 다니다가 아무곳이나 펴서 읽어도 너무나 좋은 책. 🏷 p. 16 느티나무에게 남은 긴 시간 중 나의 ..

북리뷰/문학반 2024.04.12

[고전소설] 괴테 <선택적 친화력>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첫 문장: 에두아르트, 한창 좋은 나이 때의 한 부유한 남작을 그렇게 부르기로 하자. 괴테는 이렇게 무심히 던져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당시 유행했던 화학에서, 친화력이라는 개념을 빌려와 인간은 어떤지 두고 보자는 식이다. 인간에게는 자유의지와 선택의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층에 깔린 보이지 않는 어쩔 수 없는 힘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소설에서 상황을 이끌어 가는 주요인물은 네 명이다. 물론 나름의 비중을 가진 인물들이 있기는 하나, 여기서는 미뤄두기로 하자. 과거에 사랑했었으나 이루어지지 못했다가 다시 혼자가 된 두 남녀의 결합, 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 그리고 에두아르트의 친구인 대위. 샤를로테의 친구의 딸인 오틸리에. 이 네 명 사이에 묘한 기류가 생기고, 도덕적으로는 ..

북리뷰/문학반 2023.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