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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주는 인생의 일부분을 그냥 삭제당한 기분이었다. 추석이라는 것으로 인해 4일 동안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원래는 형님 집에서 모이는 거라서, 가는 거리도 멀지 않고 가서 음식만 해놓고 추석 당일 일찍 다시 가면 되는 거였는데, 이번에는 형님 직장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자기도 검사를 받았다며 오지 말란다.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놓고도 말이다. 평소의 행동이 곱지 않으면 이런 때 얄미운 법이다. 속이 보인다. 결국 모든 장보는 것과 음식 하는 것, 치우는 것이 내 몫이 되었고, 모임 장소도 시골 부모님 댁이 되었다.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없기에, 여행 가듯 온 식구 필요한 것들을 챙겨야 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것들이 쌓이기 시작하면 그 부담은 온몸으로 전달된다.
2. 시골에 가기전에 불국사에 가고 싶다는 작은 아이의 바람에 경주로 먼저 길을 나섰다. 명절 당일 전날이라서 오늘 같은 날은 사람이 없지 않겠냐는 우리의 기대는 땅속에 묻어야 했다. 오히려 코로나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심리를 가지고 다니러 왔을까. 그래도 책에서 보던 것들을 다 찾았다며 좋아하는 아이를 보니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만들기'로만 접했던 다보탑과 석가탑이 생각보다 너무 크다며 신기해하기도 했는데, 나도 처음 봤을 때 그 생각을 했던 게 떠올라 웃음이 났다.
3. 금요일부터 다시 일상회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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