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8

레일라 슬리마니 <달콤한 노래>

루이즈라는 보모가 아이 두 명을 살해하고, 그 칼로 자기 손목과 목을 그었지만 의식불명상태로 병원에 있다. 그렇게 편안하지 않은 이야기지만, 어쩌면 평범한(?) 이야기로 글은 시작된다. 아이가 죽었다. 이 소설의 첫 문장이고...오늘 어머니가 죽었다. 까뮈의 의 첫 문장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이방인의 뫼르소가 느끼는 것처럼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지 않다. 그냥 상황만 던져놨을 뿐. 모든 것은 읽는 이의 몫이다. 그래서 읽는 이에 따라, 가여운 여인의 하찮은 인생이 빚어내는 단만극으로 처리될 수도 있고... 인생의 공포와 두려움이 만들어 내는 선택의 삶이 누구나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그러나 반복할 수 없는 삶이기에, 만약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이라는 애절한 질문들의 반복속에서 한참을 서성거리게 될 ..

북리뷰/문학반 2020.10.01

아멜리 노통브 <푸른 수염>

의 작가, 최근에는 섹시한 안젤리나 졸리가 제대로 멋지게 나온 의 원작자...샤를 페로!!!그의 이라는 동화에서 이야기를 끌어와 아멜리 노통브다운 그녀의 화법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심각한 상황에서 소리내어 웃게 되는 책. 핑퐁게임처럼 주고받는 대화가 황당한데 재미있다. 벨기에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불어를 다시 공부하고 싶게 만든다. 그녀와 대화해보고 싶다!!! 돈 엘레미리오(44세)는 에스파냐 귀족으로 20년째 집밖을 나가본 적이 없다. 파리7구에 호화로운 저택에 살면서 월세광고를 내고, 그 기간동안 8명의 여자가 들어갔으나 모두 다 사라졌다. 그리고 또 새로운 광고가 났고...그 지원자들 중 돈 엘레미리오가 선택한 여자, 사르튀닌...25세의 루브르 미술학교의 보조교사이다. 저렴한 월..

북리뷰/문학반 2020.09.30

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

1960년대의 런던.해리엇과 데이비드는 직장파티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둘 다 그 시대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는 어울리지 않는, 보수적이고 답답한 인물들. 그러나 무엇도 짝이 있다고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게 되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가정에 대한 가치관, 무엇보다 아이는 많이!!!그래서 원하게 된 집이 그들의 소득으로는 어림도 없는 큰 집(빅토리아풍 대저택)이었고, 결국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시작을 한다. 그리고 그 대저택에 꽉꽉 채울 아이들을 계획도 없이 낳게 되는데...다섯째 아이를 갖고, 낳게 되면서...이 집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평범하지 않은 다섯째 아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과연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등장하는 어떤 인물에도 공감하지 못하면서 동시에 비..

북리뷰/문학반 2020.09.29

존 맥스웰 쿠체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남아공에서 태어난 네덜란드계 백인이지만, 영어권에서 주로 활동하고, 작품도 영어로 썼기 때문에 이름이 쿠체보다 쿳시(쿠시)라는 영어식 발음으로 쓰인 경우가 많다. (1983)와 (1999)으로 한 작가에게 두 번 주지 않는다는 전례를 깨고 부커상을 두차례 수상한 남자. 그러나 상업성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수상식에는 나타나지 않았다.2003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면서, 이런 수상작들이 아닌 쿠체의 첫작품으로 를 선택한 건 바로 도스토예프스키를 그 주인공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책 내용에는 역사적인 사실과 허구가 혼재되어 있어서, 실존인물이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도 있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속의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에서 표도르의 사생아였던 파벨이 여기서는 도스토예..

북리뷰/문학반 2020.09.27

마르그리트 뒤라스 <고통>

심 이 책은 1943~1945년, 나치에 의해 포로수용소에 정치유형수로 끌려갔던 남편 로베르 앙텔므를 기다리는 동안과 돌아온 이후 회복하는 단계까지 쓴 뒤라스의 일기와 몇편의 짧은 이야기가 덧붙여있다. 두껍지도 않은 이 책을 읽으면서 몇십번의 심호흡을 해야 했는지...얼마나의 초콜릿을 먹어야 했는지... 그녀가 느낀 모든 고통과 두려움과 치욕이 나를 짓눌렀다. 내게 이렇게 전달되는 이 떨림이, 힘겨움이 그녀에게는 어떠했을까...견뎌줬음에 감사할 뿐이다. 2부에서 등장하는 에서 피에르 라비에라는 남자. 단편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남편 앙텔므를 체포했던 게슈타포인 샤를르 뒤발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남편이 강제수용소에 있는 동안, 남편을 구하기 위하여 뒤발의 정부였었다는 말이 있으나, 그녀의 글..

북리뷰/문학반 2020.09.27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오노레 드 발자크의 작품집 !!! 이 작품집에는 소설 90편에 2000여명의 등장인물이 나온다. 1789년 프랑스대혁명 직후부터 1848년 2월 혁명 직전까지, 프랑스의 그 당시 사회상과 다양한 인간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여기에 포함되고 있는 작품 중의 하나가 바로 이다. 90여편의 소설중에 의 위치는 발자크를 연구하는 프랑스 문학계에서도 인정하듯이 그 중심에 있다. 제일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작중인물의 재등장 기법"이다. 즉, 한 소설에서 등장한 인물이 다른 소설에 다시 등장하는 것. 이는 발자크 스스로도 대담한 시도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 기법이 처음 시도된 게 바로 이다. 또한 개인의 운명은 자유의지가 아니라 유전과 개인이 처한 환경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는 것을 ..

북리뷰/문학반 2020.09.27

아멜리 노통브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브의 1992년 데뷔작. 스물두권의 소설을 내놓은 대문호 프레텍스타 타슈. 83세의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지만, 비만에 몸도 건강하지 않고 세상에 모습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그가 암에 걸려 두달뒤쯤 사망하게 될 거라는 소문이 돌면서 전세계 기자들이 몰려들게 되나 소수의 기자들에게만 인터뷰가 허락되게 된다. 그가 걸린 병은, 한 세기 전에 '강간 및 살인죄로 감옥살이를 하던 여남은 죄수들'에게서 그 증세가 발견된 뒤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춘 "엘젠바이베르플라츠 증후군"이라는데... 타슈는 다섯명의 기자와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마지막 한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타슈의 미완성 작품 의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p. 65사심없는 친절의 본질은 알아보기 힘들다든가 알아볼 수 없다든가 보이지 않는다든..

북리뷰/문학반 2020.09.26

히라노 게이치로 <마티네의 끝에서>

그 사람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생각나는 사람이 있는가...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가... '마티네'는 불어의 matin(마탱);오전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연극이나 음악회의 낮공연을 가르키는 예술경영용어이다. 클래식 기타리스트인 마키노 사토시, 프랑스 RFT통신의 기자인 고미네 요코...약혼자가 있던 요코와 사랑하게 된 마키노. 그러나 그 둘의 사랑은... 인생에서 가끔은 아주 가끔은,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사살을 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그것이 내게 아주 깊은 상흔으로 남을지언정. 잃지 않아도 되는 것을 잃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그러나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그게 현실이 되면, 알면서도 피하고 싶고, 외면하게 되는 것이 또한 인간의 마음인듯하다. 언제나 선택에 대한 판단..

북리뷰/문학반 2020.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