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한 자루가 왔다. 다 먹지도 못할 거면서 한솥을 삶아놓고 껍질을 벗긴다. 이 생각 저 생각 사이로, 예쁜 밤알들이 나온다. 그리고 밤을 좋아했던 누군가도 같이 나온다. 혼자만의 글을 쓰는 공간이 있다. 그곳에는 마치 비밀일기처럼 아무에게도 내뱉지 못하고 쏟아놓는 글들이 있다. 내가 직접 써놓은 글도 있고, 누군가 나에게 써주거나 보낸 글들도 있다. 잊지 않기 위해서 남겨놓은 글들도 있고, 떠나보내기 싫어 지우지 못한 글들도 있다. 어느 순간 이후로는 잠시 머물다가 빠져나오기만 하고, 더 이상 기록되지 않는 공간. 간간이 들려,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지워나가는 공간. 그렇게 마음을 매듭짓고 다독거리는 그런 곳. 이상하게 이 계절을 더 시리게 만드는 누군가의 글속에 끼워져 있던 노희경 씨의 글. 이 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