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해줘 2

[시] [오늘 아침 단어] 유희경 시집, 영화 <좋아해줘>에서 최지우가 페이스북에 올린다고 사진 찍을 때 들고 있던 시집

유희경 2011 영화 에서 정성찬(김주역)의 코치를 받으며 함주란(최지우)이 페북에 올릴 사진을 찍는 장면중에 나오는 시집. p. 12~13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1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이 안은 비좁고 나는 당신을 모른다 식탁 위에 고지서가 몇 장 놓여 있다 어머니는 자신의 뒷모습을 설거지하고 벽 한쪽에는 내가 장식되어 있다 플라타너스 잎맥이 쪼그라드는 아침 나는 나로부터 날카롭다 서너 토막 나는 이런 것을 너덜거린다고 말할 수 있을까 2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면도를 하다가 그제 벤 자리를 또 베였고 아무리 닦아도 몸에선 털이 자란다 타일은 오래되면 사람의 색을 닮는구나 베란다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삼촌은 두꺼운 국어사전을 닮았다 얇은 페이지가 빠르게 넘어간다 뒷문이 지..

북리뷰/문학반 2022.02.18

[시]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심보선 시집, 영화 <좋아해줘>에서 유아인이 들고 있던 시집

심보선 2008 영화 에서 조경아 작가(이미연)가 노진우(유아인)에게 "너의 길을 가라..."라는 글귀와 함께 선물했던 시집. 노진우(유아인)가 그 시집을 뒤적이다가 둘이 찍은 사진을 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 장면에서 보여지는 시집이다. 시집에서 남기고 싶은 시 p. 18~19 아주 잠깐 빛나는 폐허 전날 벗어놓은 바지를 바라보듯 생에 대하여 미련이 없다 이제 와서 먼 길을 떠나려 한다면 질투가 심한 심장은 일찍이 버려야 했다 태양을 노려보며 사각형을 선호한다 말했다 그 외의 형태들은 모두 슬프다 말했다 버드나무 그림자가 태양을 고심한다는 듯 잿빛 담벽에 줄줄이 드리워졌다 밤이 오면 고대 종교처럼 그녀가 나타났다 곧 사라졌다 사랑을 나눈 침대 위에 몇 가닥 체모들 적절한 비유를 찾지 못하는 사물들 ..

북리뷰/문학반 202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