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식 2

[황금빛 모서리] 김중식 시집

김중식 1993 김중식 1993 p. 34~35 아직도 신파적인 일들이 한 여인의 첫인상이 한 사내의 생을 낙인찍었다 서로 비껴가는 지하철 창문 그 이후로 한 여인은 한 사내의 전세계가 되었다 우리가 순간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한 사내의 전세계는 순식간에 생겼다 세계는 한없이 길고 어두웠으나 잠깐씩 빛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웃을 때는 입이 찢어지고 울 때는 눈이 퉁퉁 붓던 한 사내 그러나 우리가 순간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한 사내의 전세계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표정의 억양이 문드러지고 아무리 움직이려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밤과 낮의 구별이 없어졌다. 과연 일부러, 도대체 일부러 한 여인이 한 사내의 세계를 무너뜨렸겠는가 자기도 어쩔수 없이, 혹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그런 말을 믿는다면 우리..

북리뷰/문학반 2022.01.23

김중식 [울지도 못했다]

김중식 2018 김중식 2018 김중식 시인은 1967년생,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1990년 을 통해 등단했다. 1993년 첫 시집 를 출간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따뜻한 비관주의자"라고 강상희 문학평론가의 평을 들었다. 문단의 평도 좋았고, 나름 대중적인 지지도 받았지만, 그 이후로 오랜 시간 동안 김중식 시인은 시를 써내지 않았다. 1995년 일간지 기자로 취직해 일을 하면서, 잠시 짬을 내어 시를 쓰는 일은 시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생업이 있으면서 시를 쓰던 사람을 얕잡아 봤다는 고백과 함께 말이다. 이런 자신의 심정을 담아, 두 번째 시집인 의 앞부분에 "나는 근본주의자였다/두 손으로 번갈아 따귀를 맞았다"라는 표현으로 그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김중식 시인은 경향신문 기..

북리뷰/문학반 2022.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