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진 2017 장수진 2017 시인 장수진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했다. 2012 문학과 사회 신인문학상에 외 3편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p. 16~17 극야(極夜) 신은 밤새도록 악마와 당구를 치고 잘못 맞은 적구가 당구대 밖으로 튀어 오르면 도시에 태양이 뜬다 딩···딩··· 악마는 발가락을 까딱이며 알람을 울리고 두 팔을 길게 뻗어 잠이 덜 깬 자의 발에 구두를 신겨준다 우리는 걷고 또 걷고 사고팔고 사랑하고 오해하고 추락하고 추억하고 두 노인네는 낮의 당구장에 죽치고 앉아 끝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악마가 이름을 부르면 누군가 태어났고 신이 그 이름을 까먹으면 누군가 사라졌다 그들은 했던 말을 하고 또 하고 먹은 밥을 먹고 또 먹었다 집에 간다며 악수하고 헤어진 신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