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시집 p. 58~59 호수 호수 위 작은 배 하나 마주 앉아 기도를 마치고 부둥켜안는 두 사람을 보았습니다 끌어안았던 팔을 풀자 한 사람이 일어났습니다 배는 흔들리고 다른 한 사람도 놀라 일어나자 위태롭게 다시 배가 휘청였습니다 먼저 일어난 한 사람이 물로 뛰어들더니 헤엄을 쳐서 배로부터 멀어져 갔습니다 멍이 드는 관계가 있습니다 멍이 나가는 관계가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저 첫 별은 잠시 후면 이 호수에 당도해 홀로 남은 채로 멍이 퍼지고 있는 한 사람을 끌어줄 것 입니다 호수 위에 작은 배 하나 고요밖에는 아무 일도 없는데 푸드덕 물새가 날아오릅니다 아무 일도 없는데 꽃이 피고 피는 건 꽃도 어쩌지 못해서랍니다 p. 60~61 새 자면서 누구나 하루에 몇 번을 뒤척입니다 내가 뒤척일 적마다 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