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슴벌레 2

생각지도 못한 동거(2) 그리고...

왕사슴벌레 한쌍이 집에 온 이후, 마치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를 들여다보듯, 난 그렇게 사육통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데, 내가 공부한 바에 따르면, 왕사(왕사슴벌레)는 부끄러움(?)이 많아 인간의 인기척만 느껴져도 숨어버리는 사슴벌레인데, 어느 날인가부터 암컷이 밤이건 낮이건 시도 때도 없이 코박젤리(젤리에 코를 박고 먹는다 하여, 사실 사슴벌레는 코는 없지만, 아랫입술 수염이 있어 냄새를 맡는 기능을 한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긴걸까? 이건 왕사슴벌레가 하는 행동이 아닌데. 관련 행동을 검색을 하자, 대부분의 답변이 사슴벌레가 짝짓기를 한 이후에 암컷이 에너지가 필요하여, 하는 행동이라는 답변이었다. 와우! 이런 경사가!! 사실 내가 바라던 바는, 왕사 한쌍을 키우는 자체도..

끄적끄적 2021.05.23

생각지도 못한 동거(1)

어느 날인가부터 9살 아들 녀석이 모든 종이에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레고나 로봇키트를 가지고도 사슴벌레를 만들고. 그리고 지나가면서 한 마디씩 한다. 우리 반에 XX는 엄마가 뭐라고 안 해서 사슴벌레도 키우고, 거미도 키운다던데...... 사실 난, 나보다 작고 나보다 다리가 많으면 모두 무섭다. -.- 특히, 나랑 눈싸움이 안 되는 것들은 더욱더. 눈이 어디 있는지 있기나 한 건지 모르겠는 것들은 더욱더 말이다. 그런데 사슴벌레라니... 그러던 내가 사슴벌레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저렇게 좋아하는데, 키워봐도 되지 않을까. 나의 성향으로 인하여 아이가 느껴볼 수 있는 것들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보다보니,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적어도 사슴벌레는 눈..

끄적끄적 2021.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