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미 2020 이성미 2020 시인 이성미는 2001년 에 '나는 쓴다'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 이 있다. 제5회 시로 여는 세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p. 20~21 접힌 하루 하루가 접혀 있었다. 금요일에서 일요일로 걸었던 것이다. 토요일은 접힌 종이 속에 있었다. 땅 밑에 녹색 어둠이. 어둡고 기름진 흙에서 검은 식물들이 자랐다. 종이 사이에. 하루가 있었다. 금요일 아침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나는 금요일 아침을 책상 위에 둔 채 책상 앞을 떠났다. 걸었다. 딴생각을 했을 것이고, 딴 곳을 걸었을 것이다. 일요일 오후의 희미한 공기들이 나를 둘러쌌다. 나무에는 일요일 오후의 잎들이. 잎들에는 일요일 오후의 햇빛이. 일요일 오후의 바람이 잎들을 흔들었다. 일요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