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한밤중에.

나에대한열정 2021. 8. 30. 11:11
반응형

주말에 뭐가 그리 피곤했는지 평소보다 이른 잠을 잤다. 얼마나 지났을까. 뭔가 귀에 계속 거슬리는 느낌이 들었고, 정신이 들랑말랑한 시점이 되자 드릴 소리 같은 게 들렸다. 핸드폰을 켜서 시간을 보니 새벽 2시 반이 조금 지나고 있었다. 도대체 이 시간에 어느 몰상식한....

 

일단 조금 더 기다려봤다. 그런데 소리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해야 하나. 이 시간에 연락은 해서 뭘 어떻게 하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부엌 가까이 가니 소리가 더 커지는 거 같았고, 그 소리는 냉장고 근처에서 절정을 맞고 있었다. 설마? 냉장실 문을 열어보니... 이런, 그 정체모를 드릴 소리가 멈추는 것이다. 원인은 우리 집에 있었는데... 위아래 집은 얼마나 시끄러웠을까......-.-

 

냉장고 문을 여닫기를 몇 번 해 보았지만, 문을 닫는 순간부터 다시 소리는 진동했다. 결국, 냉장실에 있는 것들을 일부 김치냉장고로 옮기고, 본의아니게 한밤중에 냉장고 청소를 시작했다. 다행인 건지 아닌 건지, 냉동실은 괜찮았다. 다행인 거는 그나마 냉동실은 제대로 작동한다는 거였고, 아닌 거는 냉장실만 상태가 이상하니 전원을 차단할 수가 없어서 2분마다 울리는 소리에 문을 여닫았다. 나중에는 문을 열어놓은 채로 문이 닫힐 때 닿는 부분을 눌러줬다. 2분마다 그 행동을 하고 있자니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었고......

 

2시간 정도 냉장고 정리를 하고 나서, 혹시나 냉장고 문을 닫아봤다. 소리가 안 난다. 뭐지 이게...... 일단 서비스 올 때까지는 냉장고 문을 열지 않는 걸로......

 

아침에, 삼성 서비스에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해서 한밤중의 상황을 설명했다. 소음이 났지만 냉기는 제대로 나오고 있는 상태라면, 냉장고 뒤쪽에 있는 냉매 부분이 얼어서 그쪽 팬이 돌아가면서 소음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일단 냉장고 안의 내용물을 냉장고 안쪽에서 조금 떨어뜨려 놓고, 온도는 5도 정도로 설정해 놓으라고 한다. 그리고 2~3일 아무 문제가 없으면 다시 원래 설정온도로 맞춰서 사용해도 된다고. 이 말을 들으니 뭔가 안심이 되는... 제발 아무 문제없이 지나가길. 오늘 밤에는 조용하길.

 

작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데, 학교 담안에 보이지 않던 달맞이꽃이 보인다. 

반응형
B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