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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물의 이름은 벤쿠버 제라늄이다.
제라늄 종류를 키우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모종 주문을 해서 직접 화분에 옮겨 심었다.
햇빛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가운데 부분이 진한 적갈색으로 물이 들어 캐나다의 단풍잎을 떠올리게 해서 이름이 그렇다는데...우리나라 단풍잎을 닮았으면 색이 더 고왔을 것을...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 집에 왔을 때는 제대로 색도 예쁘고, 꽃대도 올라와 있었는데...시간이 지나면서 적갈색이 모두 없어지고, 연두빛만 남은 적이 있었다. 꽃은 꽃대에서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리고. 뭐가 문제지? 그래서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제라늄은 햇빛을 좋아하고 물은 어쩌다 한번 가득...그러나 습기가 중요하다고. 햇빛은 충분한거 같은데...스프레이로 잎에 물을 뿌려주니 어느새 적갈색으로 변해가고...드디어 오늘은 꽃마저 피었다. 꽃마저...꽃대가 여기저기...
내가 너를 너무 몰랐구나...햇빛이 중요하다는 건 어디서 들어 가지고 창가에 던져 놓고 방치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꽃을 보니 어찌나 좋으면서 미안하던지.
내가 꽃을 피우지 못하게 한 게 이 벤쿠버 제라늄 뿐이었을까.
그나마 이 식물들은 나와 매일 마주하여 내가 어찌 해 볼 수 있는 상태였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어땠을까. 내가 상대의 상태를 제대로 이해 못한 채, 너는 왜 그런식이냐며 혼자 선을 긋고 있지는 않았을까. 사실은 내가 잘 몰랐던 거면서. 이 제라늄처럼.
그래서 좋을 수 있었던 인연들을 흘려보낸 건 아닐까.
늙나 보다.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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