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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이, 요즘처럼 제대로 느껴진 적도 없는 듯하다. 분명 꽂히는 느낌들이 있는데, 뭐라고 표현해야 될 지를 모르겠다.
분명 이 말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어느 순간 내 말은 내가 의도하지 않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말을 하면서도 '이런 의도의 말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면, 그 말조차도 길을 잃는다. 무안해진다. 그리고 한심해진다.
글도 그렇다. 무언가를 정리하기 위해서 노트에 휘갈겨 놓은 메모들을 보면서, 이걸 왜 이렇게 써놨지? 분명 그것을 써 놓을 당시만 해도, 나름의 그럴듯한 이유가 있는 끄적임이었는데. 그것을 다시 보는 순간에는 이미 빛을 잃었다. 갈 길도 잃었다.
매순간 리셋되는 듯한 기분. 잘 가고는 있는 것인가.
가을이 물들어 간다. 내 머릿속도 그렇게 물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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