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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이브 엔슬러/푸른숲출판사)

📚 이브 엔슬러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이 책은 소수의 사람들을 보호하자고 하는 것도, 대변하고자 하는 것도, 페미니즘을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인권에 관한,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다. 이 책의 원제는 "Reckoning"이다. 굳이 해석을 하자면 '심판'일수도 '사유'일수도 있다. 이브 앤슬러는 사유의 부재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자신과 타인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이들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데에는 너무나 큰 용기가 필요하고, 타인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데에는 관심과 사랑이 그리고 거기에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이브 앤슬러가 자신과 타인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것을 왜 강조했는지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공감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는..

북리뷰/문학반 2024.05.20

[청소년소설] 셰이커 (이희영/인플루엔셜 출판사)

📚 이희영 《셰이커》 이 소설은,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40만 독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페인트》의 작가 이희영의 타임슬립 판타지이다. 가끔은 뻔하게 보이는 클리셰에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어느 정도 답이라고 다들 생각하기에 클리셰가 되는 것일지도. 청소년문학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이 소설을 오롯이 이해하기에는 인생을 어느 정도 산 이후나 가능한 것 같다. 정말 좋을 때는 그게 좋은 시절이라는 것을 모르니까. 뭐든지 가능한 때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니까. 지금을 잘 살아야 한다는 말, 결국은 미래의 과거는 오늘이기에 미래의 나에게 덜 부끄럽거나 덜 미안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말은, 자주 반복해서 되내이며 실천하지 않는 한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말이다. 나름 열심히..

북리뷰/문학반 2024.05.20

[사회과학]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해피북스투유 출판사)

📚 히토쓰바시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 《우리가 모르는 건 슬픔이 됩니다》 이 책은, 히토쓰바시 대학교 사회학부 가토 게이키 세미나에 참석하는 학생들이 한일관계에 대하여 느끼는 찝찝함, 역사의 진실에 대한 답답함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프롤로그를 읽다가, 케이팝을 좋아하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은 그들의 어른들로부터 비판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왜 그런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을까. 젊은 세대들의 그런 모습들을 그냥 묵인한다고만 여긴 것이다. 역사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를 수 밖에 없는 배경에 대하여 두 가지를 지목하고 있다. 하나는 교육, 다른 하나는 언론 매체의 보도방식이었다. 대충 짐작으로 이럴 것이다 생각은 했지만, 막상 이렇게 일본인의 글을..

[인공지능/빅데이터] 디지털 시대, 영감의 스위치를 켜라 (구자영 / 미다스북스 출판사)

📚 구자영《디지털 시대, 영감의 스위치를 켜라》 일론 머스크는 2017년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이런 말을 했다. "로봇은 인간을 뛰어넘을 것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인간이 어떻게 의미를 발견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들의 일을 통해 인생의 믜미를 발견합니다. 인간의 노동이 필요없는 세상이 오는데 어떻게 인간은 삶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완전한 답은 아니더라도 생각의 여지를 열어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최근에 아이랑 영어기사를 찾아 그것에 대한 자기 의견을 사설로 쓰는 수행준비를 한 적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찾았던 신문기사가 바로 ChatGPT의 문제점에 관한 것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같은 기사가 나와서 어찌나 기쁘던지, 한편으로는 이 ..

[소설]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조조 모예스/다산북스 출판사)

📚 조조 모예스《미 비포 유 me before you》 이 책은 세 번째이다. 영화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라고 할 수도 있다. 우연히 보게 된 영화가 너무 좋아서, 원서를 읽었다. 그다음은 중학생이었던 딸아이에게 번역판을 사주고 그 책으로 존엄사와 안락사에 대한 수행준비를 하면서 한번 더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아름다운 표지의 개정판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모든 "좋은" 책이 그렇겠지만, 읽을 때마다,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참 다르다. 책을 읽게 되는 간격 사이에, 내가 지나쳐 온 시간들과 상황들이 책의 다른 부분들을 보게 한다. 찾게 한다. 이 책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사랑이라는 것에 꽂혀 책을 보다가 설레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정말 감정이 요동치는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루이자..

북리뷰/문학반 2024.05.16

[예술/대중문화] 미술관 도슨트가 알려주는 전시 스크립트 쓰기(김인아/초록비책공방)

📚 김인아《미술관 도슨트가 알려주는 전시 스크립트 쓰기》 ✅️ 출판사에서 "이 책이 필요한 독자" 로 표현하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다. *미술관 도슨트 활동을 희망하는 예비 도슨트 *명료하고 체계적인 스크립트를 작성하고자 하는 도슨트 *미술관에서 이루어지는 전시 해설이 궁금한 미술 애호가 *스크립트 분석을 통해 예술 작품과 전시에 대한 이해를 더 넓히고 싶은 분 *미술관은 아니지만 여행지의 가이드나 사물·행사 등을 잘 설명하고 싶은 콘텐츠 크리에이터 *그 외 콘텐츠를 전달하는 작업의 일선에 있는 분 여기에, 하나 더. 나처럼 도슨트에 대해 어설픈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추가. ✏️ 왜 도슨트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스크립트가 있다는 생각을 못했을까. 단지 작품에 대해 알고 있는 사항들을 전달하는 것이라..

[일본소설] 원더풀 라이프(마루야마 마사키/블루홀식스출판사)

📚 마루야마 마사키《원더풀 라이프》 들어가기 전에 일단 강추!!! ✏️ 처음 접해보는 일본작가이다. 그런데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있다. ✏️ 이 작품은 무력의 왕, 한낮의 달, 불초의 자식, 가면의 사랑이라는 소제목으로 번갈아가며 네커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이 커플들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다시 앞으로 슬슬와서 확인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묘미. 물론 책을 읽는 도중에도 혹시, 설마 하는 부분들이 간혹 등장하기는 한다. ✏️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깊었던 그리고 많이 생각하게 만들었던 부분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었다. 내가 차이를 두고 배려하려는 부분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차별과 구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듯했다. 그..

북리뷰/문학반 2024.05.13

[소설] 나뭇잎 사이의 별빛 (글렌디 밴더라/밝은세상 출판사)

📚 글렌디 밴더라《나뭇잎 사이의 별빛》 사실 넌 그보다 훨씬 더 굉장한 기적이야. 이 소설은 데뷔작《숲과 별이 만날 때》로,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를 누르고 아마존의 베스트셀러가 된 글렌디 밴더라의 두번째 장편소설이다. 엘리스와 레이븐이라는 두 캐릭터를 교차시키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왜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한곳을 향하가는 여정이기에. 우선 어릴 때부터 힘든 일이 있으면 늘 숲이나 자연에서 위로를 얻었던 엘리스는 남편의 불륜현장을 목격한 날에도 역시 숲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달된 비올라를 잃어버리게 된다.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과 죄책감에 시달리던 엘리스는 술과 약에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은..

북리뷰/문학반 2024.05.12

[사회문제/청소년문제] 괜찮은 장난은 없다 (양이림/쑬딴스북 출판사)

📚 양이림《괜찮은 장난은 없다》 이 책은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가 쓴 학폭 이야기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학폭의 정의나 유형, 법률적인 측면보다는 아이들이 처할 수 있는 상황, 피해장의 입장에서의 행동여부, 우리아이가 그 상황이라면, 내가 상대아이의 보호자라면 하는 입장에서 주로 서술되고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영화나 드라마,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처럼 모든 학교폭력이 악의 화신 같은 가해 학생에 의해 저질러질까요?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악랄한 학교폭력이 학교를 지배하고 학생들을 위협하고 있을까요? 극악무도한 범죄자와 같은 가해 학생을 엄하게 처벌하면, 학교와 사회로부터 쫓아내기만 하면 학교는 평화로워지고 안전할까요? 제가 경험한 교육현장, 학교폭력의 실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과학사] 과학잔혹사 (샘 킨/해나무 출판사)

📚 샘 킨《과학잔혹사》"미치광이 과학자는 논리나 이성이나 과학적 안목이 부족해서 미치광이가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과학을 '너무 철저히' 하려고 하다가 도가 지나쳐 자신의 인간성을 도외시하면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 프롤로그의 마지막 이 문장이 어쩌면 이 책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문장일 것이다. 샘 킨은 12장에 걸쳐, 역사적으로 과학이라는 이름하에, 진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어 온 과학의 뒷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주어진 결과들에만 신경을 쓸 뿐 과거에 어떠한 방법으로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설령, 그 과정을 알았다 하더라도, 그렇게 된거구나 신기해하거나 놀라워하거나 그정도가 다였다. 조지 엘리엇의《미들마치》에서도, 의사였던 리드게이트가 해부학 공부를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