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은 2

[시] [무구함과 소보로] 임지은 시집

임지은 2019 시집에서 남기고 싶은 시 p. 50 느낌의 문제 느낌은 내 앞에 남자처럼 앉아 있다 할 말이 있다는 듯 오른손 위에 왼손을 올리고 느낌이 말하고 움직이는 걸 본다 느낌에게 잘 보이고 싶어 목이 마르다 느낌은 컵에 담긴 물보다 차갑다 느리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맛이다 느낌은 하얀 탁자 위에 물을 엎질렀다 물이 탁자를 적시는 동안 느낌은 더욱 진해졌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 거리를 까맣게 물들였다 우리는 손을 잡고 어둠이 전부인 거리를 걸어갔을 뿐인데 이 시간에 아직 문 연 가게가 있어요,라며 들어왔을 뿐인데 물 한 잔이 우리 앞에 놓였고 우리를 적셨고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을 뿐인데 아마 이 느낌은 마르지 않을 것이다 p. 62~63 궁금 나무 궁금함은 나뭇가..

북리뷰/문학반 2022.03.05

[때때로 캥거루] 임지은 시집

임지은 2021 임지은 2021 시인 임지은은 대전에서 태어나, 2015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무구함과 소보로」가 있다. P. 9~10 웃음의 진화 코미디 프로를 봅니다. 우리가 같은 프로를 보는 게 맞나? 할 정도로 너와 나의 웃음 포인트가 다릅니다. 웃음은 만국 공통이라던데, 웃는 얼굴에는 침도 뱉을 수 없다던데 웃을 수 없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를 풀기로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웃어야 할까요? ① 아끼던 반지를 저금통에 빠뜨렸습니다 ② 저금통 배를 갈랐는데 반지가 없습니다 ③ 사실 아꼈던 건 저금통이었던 것입니다 나는 배꼽이 빠지도록 웃고, 너는 웃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너와 나는 다릅니다 다르니까 사랑하는 거지, 같아지려고..

북리뷰/문학반 2022.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