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94년도에 최영미 시인의 를 보면서, '시'라는 존재가 멋있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했었다. 같은 책을 열 권이 넘게 산 것도 내게는 유일할 것이다. 좋아하는 친구들에게는 한 권씩 권냈으니. 마치 내가 쓰기라도 한 것처럼. 그렇게 손때 묻은 초판본은 어디로 간 건지. 개정판을 또다시 사서 본다. 최영미 시인의 표현대로 투명한 것이 나를 취하게 하던 그런 시기에, 난 그녀의 시들이 너무 좋았다. 세월이 흘러도, 계속 보아도, 좋은 걸 보니, 그때의 내 안목도 나쁘지 않았나보다. 아니면 시들이 너무나 내 스타일이든지. 생각 같아서는, 마음 같아서는 모조리 다 옮겨 써놓고 싶다. 그러면 안 되겠지. 차라리 시집을 다시 돌릴까. p. 10~11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