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리뷰

펜스 (2016)

나에대한열정 2021. 1. 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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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Fences (2016)


드라마, 미국, 138분

감독: 덴젤 워싱턴

주연: 덴젤 워싱턴(트로이 역), 비올라 데이비스(로즈 역)


이 작품은 어거스트 윌슨(August Wilson)의 <펜스, Fences>라는 희곡을 영화화한 것이다. 연극으로는 1983년에 초연됐으며,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해, 작품성을 이미 인정 받았다. 어거스트 윌슨은 2005년에 사망했는데, 그 전에 영화를 위해 각본을 만들어 둔 상태였다고 알려진다. 그리고 영화의 연출은 반드시 흑인이어야만 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덴젤 워싱턴이 연출과 감독을 함으로써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게 되었다.


1950년대. 미국 피츠버그.


전직 야구선수인 트로이 맥슨(덴젤 워싱턴)은 쓰레기를 수거하여 치우는 폐기물 처리국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본인이 야구를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리그로 가지 못한 게 흑인이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인 상황은 그의 나이가 너무 많아서였다.


아내(로즈, 비올라 데이비스)하고는 사이가 좋지만, 아들 코리(조반 아데포)와는 사이가 좋지 않다.

아들 코리는 미식축구를 하는데, 대학리그를 진출하는데 있어, 아버지로서 동의하지 않는다. 코리입장에서는 아버지보다 자신이 잘되는 걸 싫어한다고 생각해서 허락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미움의 골이 깊어진다. 


14살에 집을 나왔고,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아 본 적 없는 트로이는 자신이 그런 과정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대하는 게  자기의 부모와 다를 바가 없다. 사랑이 아니라, 의무감에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차세계대전에 참전 후 동생 가브리엘(미켈티 윌리암슨)이 받은 보상금으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갖게 된 트로이는 늘 내재되어 있는 죄책감을 털어버리지 못한다. 


그런 그가 이런 의무감에서 벗어나고, 삶의 돌파구로서 찾은 것은 다른 여자였다. 그리고 그 여자가 임신하게 되자, 로즈에게 아이가 생겼다고 털어놓는데......



"실내화장실은 백인의 특권인줄로만 알았어."



"죽음은 옆에서 들어오는 속구일 뿐이야."



"세상이 달라졌어. 당신만 그것을 보지 못하는 거야."



"삶은 너를 책임지지 않아. 스스로 책임져야지."



"인생을 살면서 남이 날 좋아하는지 아닌지 신경쓰지마. 내가 제대로 대접 받고 사는지 그거나 신경 써."



"사람이 못 들어오게 울타리를 치기도 하지만, 못나가게 치기도 하지. 두 사람을 사랑하니까. 지키고 싶은거야."



"세상에 날 때부터 투 스트라이크였어. 본루를 지키려면 안쪽에서 들어오는 커브볼을 잘 지켜야지. 볼을 놓쳐선 안 돼. 무엇하나 놓쳐선 안되는 거야. 헛스윙 한 방이면 모든 게 끝난다고!"



"그 사람이 내게 걸어오는 데, 아주 커보였어. 내 맘을 가득 채워버렸지. 그게 내가 저지른 첫번째 실수였어. 날 위한 공간을 남겨두게 하지 않은거. 하지만 노래 부르며 살 집이 갖고 싶었어. 그걸 너희 아버지가 줬지. 네 아버지에게 맞춰사느라 나를 포기하기도 했어. 그 사람을 받아들이고 나와 섞어 버리고나니 뭐가 뭔기 알 수 없게 돼 버렸어. 하지만 내 선택이고, 내 인생이었다. 꼭 그렇게 살 필요는 없었지만 인생이 내게 그런 삶을 줬고, 난 받아들였어. 두 손으로 받아들였지. 네이넬이 집에 왔을 때, 남의 불행으로 인해 행복해지고 싶진 않았지만 레이넬을 품에 안는데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어.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기분이었지. 신께서 허락만 해주신다면 난 레이넬을 네 아버지처럼 키울거야. 내 모든 걸 그 아이에게 줄거야."


스스로 치유하지 않는 삶은 무엇으로도 극복하기가 힘들다. 말은 참 쉽다. 이 영화에서 자신의 삶을 사랑으로 치유한 사람은 트로이의 부인, 로즈이다. 사실, 이론적으로 그렇다. 나라면 용납이 안되었을 거 같으니까. 지키려고 펜스를 치는 게 아니라, 펜스로 때려주고 싶었을 거 같다. 


그러나 분명, 시간이 흐른 뒤에 자신의 삶을 바라볼 때는, 스스로 치유하여 나아간 자만이 진정 행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늘 이론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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