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대구점에서 5분 정도 거리에, 2. 28 공원을 마주하고 있는 카페. 티 클래스(T Class) 카페를 다녀왔다. 크레이프 케이크가 맛있다고 해서, 아이랑 교보문고에 가기 전에 오픈 시간(10시)에 맞춰서 갔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원래 이 시간에는 여유로운 건지 다행히 사람이 없었다. 우리가 들어가고 나서 사진을 한바탕 찍고 난 이후에야,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2~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카페는 곳곳에 주인장의 섬세함이 보이는 곳이었다. 일관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게 딱히 눈에 거슬리지도 않는 자연스러움.
3층에는 아주 큰 흡연실이 따로 있었는데, 처음 멀리서 봤을 때는 미팅룸인지 알았다. 90년대 후반이후로 이런 흡연장소가 있는 카페는 처음 보는 거 같다. 왠지 오래전 그때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창밖으로 2. 28공원이 바로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비가 와서 그런지 초록 초록한 게 너무 좋아서, 이만한 명당자리가 없다며 아이에게 너무 좋은 자리라고 했더니, 아이는 눈앞의 전깃줄이 거슬린다고 했다. 아이가 말하기 전에는 난 전깃줄이 보이지도 않았다.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얼마나 많은 선들이 눈앞에 있던지...... 생각해보니, 이건 정말 나의 장단점 중의 하나다. 무언가 마음에 드는 것에 꽂히면 단점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도 좋기만 하다.
음료를 기다리면서 영수증을 보니, 영수증 하단에 와이파이 종류와 비번이 표시되어 있었다. 간혹 이런 카페들이 보이던데, 이런 센스 좋다. 그런데 와이파이를 켰더니 저절로 연결이 된다. 뭘까 이건.
크레이프 케이크가 맛있다고 하니, 말차 크레이프를 골랐다. 바닐라라떼는 정말 당떨어져야 마시는 음료인데, 비가 와서 그런지 오늘은 블랙커피가 마시고 싶지 않았다. 역시나 두세 모금 마시고 후회한다. 달다......
아이가 마실 수 있는 음료 종류는 에이드와 생과일음료가 있어서 오렌지생과일쥬스로 선택을 했다.
크레이프의 층이 거의 20개 가까이 된다. 어쩌면 그래서 더 씹는 맛을 기대했을 지도 모르는데, 이건 완전 입에 넣는 순간 그냥 녹는다. 너무 부드럽다. 다르게 표현하면 느끼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의 바닐라라떼가 더 곤혹스러웠는지도 모른다. 크레이프가 조금 더 차가웠으면 더 맛있었을 거 같다.
사람이 없는 시간대라면 다시 한번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꼭 블랙커피를.
연중무휴 매일 10:0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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