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비문학반

[문명사] 물질의 세계(에드 콘웨이/인플루엔셜 출판사)

나에대한열정 2024. 5. 2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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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 콘웨이 《물질의 세계》



프롤로그에서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설명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모두가 우주에서 물질이 사라지면 오로지 시간과 공간만 남으리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도 물질과 함께 사라져버립니다." 물질 세계에 대해서도 같음 말을 할 수 있다. 물질은 문명의 뼈대이다. 그러므로 물질이 사라진다면 우리의 정상적 생활은 붕괴된다.(p.33)

물질 세계를 다루는 이 책은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리튬 이렇게 여섯 가지 물질에 관해 이야기한다.
인간 중심의 역사에서 대부분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한 대답은 늘 인간 자체와 관련지어 설명되어졌다. 조금 양보한 것이 그나마 '우연'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대답의 핵심에 물질을 두고 있다. 우리가 이루어낸 대부분의 것들은 사실 이러한 물질의 바탕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서 다루는 여섯 가지 물질에 대한 추구가 지정학적 역사를 어떻게 형성했는지, 또 미래를 어떻게 형성할지도 살펴본다. 탈물질화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하여 역설적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화석연료에 기대어야 한다는 사실도 언급한다.

에드 콘웨이는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즉 생활의 근원적 요소들을 더 깊이 탐구하고 조사하면서 주변의 세계와 좀 더 연결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고 쓰고 있다. 이건 단지 저자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감사하게도 독자 또한 그런 과정을 밟을 수 밖에 없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쓰던 물건 하나하나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이라 생각했던 것들의 틀을 깨는 것도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생각의 전환, 다른 시각의 관점 말이다. 모래에 대한 챕터에서 나오는 유리의  산업혁명과 관련된 관점, 소금이 일으킨 혁명과 관련된 또 다른 지배물질에 대한 영역확장, 강철에서 이어지는 물리학과의 관계, 심해채굴에 대한 것, 우연히 발견된 플라스틱의 세상, 소금사막과 관련된 리튬산업 등 각 물질에 관련된 다방면의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조금은 똑똑해지는 기분이 드는 책이라고나 할까?


p. 158
이 물질을 무시하면 안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자본주의와 권력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소금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 품목이었고 이름 모를 다양한 소금이 우리 삶을 지탱해왔기 때문에 인류의 초창기부터 권력의 도구로 이용되었다.

p. 381
석탄의 시대에 뒤이어 등장한 석유의 시대는 인류를 힘들고 단조로운 육체노동에서 해방시켰고, 전 세계의 소득을 높이고 우리가 더 오래 살 수 있게 해주었다. 석유 제품과 석유에너지는 영아 사망률을 낮추었고 영양실조와의 싸움에 힘을 보탰다. 다시 말해서, 연료와 화학물질의 원천인 석유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석유덕분에 우리 삶이 나아지는 동안 한편으로는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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