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콜라, Chocolat (2017)
벨 에포끄(belle epoque)시대는 단어 그대로 '좋은 시대'를 의미한다. 프랑스의 정치적 격동기가 끝난 후부터 1914년 1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19세기 말~20세기 초의 기간을 이르는 말로, 이 시기는 산업혁명을 거쳐 프랑스의 파리가 풍요로웠고, 예술과 문화도 번창하여 평화로운 시기였다. 에펠탑이 세워졌던 시기도, 모네, 르느와르, 에밀 졸라, 마르셀 프루스트 등이 활동했던 시기도 바로 이때이다.
이 영화는 벨 에포끄시대부터 1차세계대전 당시까지의 시대적 배경을 두고 있다.
1897년, 프랑스 북부, 델보서커스.
광대역을 맡고 있는 백인, 조르주 푸티트(제임스 티에레)는 식인종 역할을 하는 카낭가(오마 사이)에게 자기를 도와줄 광대를 찾는다며, 같이 콤비가 되어보자고 한다. 일단 시험 삼아 자기 둘을 무대에 올려달라고 테오도르 단장에게 말을 하고 첫 무대에 서는데 첫 무대부터 대성공이었다. 푸티트&쇼콜라(카낭가가 푸티트와 콤비가 되면서 바꿔 부르게 된 이름), 그들의 인기가 급성장하면서 테오도르 단장과 그의 부인인 이본에게 자신들의 출연료를 올려 달라고 하지만, 그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 누보 서커스의 조셉 올레 단장이 그들을 찾아온다. 파리에서 공연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한 것이다. 천막과는 차원이 다른 건물. 그들은 파리에서 활동한 지 6개월 만에 웃음으로 파리를 평정한다. 너무나 절대적인 그들의 인기에 다른 단원들은 시기할 수 밖에 없고. 쇼콜라는 갑자기 넘쳐 나는 돈에 주체를 못하고, 도박과 술, 여자, 심지어 마약에 까지 손을 댄다. 늘 어떤 쇼를 보여줄지 생각하고 절제하는 푸티트는 사치와 향락에 젖어있는 쇼콜라를 이해할 수가 없고, 그들은 자꾸 부딪히게 된다.
푸티트와 쇼콜라의 공연을 보러 왔다가 그들의 흥행에 배아프고 열받은 델보서커스의 이본은 쇼콜라가 신분증이 없는 흑인이라고 경찰에 신고를 하고, 쇼콜라는 아이들에게 사인을 해주다가 끌려가게 된다. 잡혀간 곳에서 쇼콜라는 맨살에 표백제를 뿌리고 청소하는 솔로 문질러지는 고문을 당한다. 검둥이는 검둥이일 뿐이라며. 정신차리라고. 그리고 들어간 방에는 다른 흑인(빅토르)이 있었는데, 그는 쇼콜라에게 너무 성공했다며, 그건 백인을 무시한거라고, 굽실거리며 다루기 쉽게 있었어야지라면서 말을 비꼰다. 백인광대에게 엉덩이나 걷어 차이는 역할을 하니까 백인들이 좋아하는 거라고. 그렇게 살고 싶냐고.
쇼콜라는 누보서커스 올레단장의 보증서로 인해 감옥에서 나올 수 있게 된다. 그들의 무대가 안서니 서커스를 보러 오는 사람이 3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그렇게 고통을 당하고 나와서도 쇼콜라는 정신을 차리지 않고 도박과 술, 여자, 아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백인에게 걷어 차이지 않는 광대 아닌 예술인이 되고 싶어하는데...
마리 그리말디라는 소아과 간호사였던 미망인이 아이들과 사인을 받으러 왔다가, 병원에 있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다면서 병원으로 와달라고 부탁을 하고, 그곳에서 그 아이들 중 한 명이 앙투안 극장을 운영하는 제미에의 아이였는데, 그곳에서 쇼콜라는 그와 인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흑인을 위한 유일한 작품인 <오셀로>를 연기해 보고 싶다는 쇼콜라의 의견을 받아준다. 성공적으로 연극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관중들에게 인사하러 나간 자리에서 온갖 야유를 받게 된다. 늘 백인이 연기하던 오셀로를 흑인이 연기한다는 것이 용납되지 않았던 것.
그렇게 극장밖으로 뛰쳐나오는데, 쇼콜라를 기다리는 건 도박으로 지게 된 빚을 갚으라는 협박과 폭행 뿐이다.
시간이 흘러 1917년. 보르도에서의 장면으로 바뀐다. 폐결핵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쇼콜라. 그리고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마리 그리말디. 그를 계속 도와 온 조르주 푸티트.
난, 내 피부색을 바꾸고 싶었어. 멍청한. 나도 나쁘지 않았는데.
실제 제작된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 "푸티트와 쇼콜라의 시소의자"가 보여지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최초의 흑인, 백인 콤비 광대극을 만들어 낸 푸티트와 쇼콜라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 하였다고 한다. 쇼콜라의 삶이 좀 많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건 그의 몫이니...
찰리 채플린의 외손주인 제임스 티에레(푸티트)의 연기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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