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Zoe (2019)
커플들의 연애성공율을 알려주는 연구소가 있다. 그 성공율은 꽤 정확해서 만남을 계속 이어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는 커플들을 위해 명쾌한(?) 답을 준다. 이곳에서 일하는 조(레아 세이두)는 같은 곳에서 일하는 콜(이완 맥그리거)을 마음에 두고 있다가, 그 매칭프로그램에 자신과 콜을 대입시켜 본다. 그런데 성공퍼센트가 0%로 나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커플이라면서.
낙담한 조는 콜에게 사실대로 얘기를 한다. 그 프로그램에 넣어봤다는 것과 0%가 나왔다는 것. 아무리 낮아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확률이 나올 수 있냐면서. 그런데 콜이 어쩔 줄 몰라하는 반응을 보인다. 사실 너는 내가 만든 로봇이라서 그렇다고.
인간이라고 알고 있던 조는 이 사랑조차 설계된 것이냐는 질문을 하고, 그렇지는 않은데 이렇게까지 진화될지는 몰랐다는 답변을 듣게 된다. 조가 인간과 다르게 할 수 없는 것은 눈물을 흘릴 수 없다는 것 뿐이다. 슬퍼도 마음이 아파도 눈물이 나지 않는다.
조가 로봇인것을 알면서도 콜은 자신의 마음이 어쩌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게 되고, 연인이 된다. 그렇게 행복하게 지내던 어느 날, 조가 교통사고가 나게 되는데, 콜이 그녀를 고치기(?)위해서 인식이 없기 전에 조가 콜에게 묻는다. 괜찮냐고. 자기가 꺠어나고나서 괜찮겠냐고. 그녀가 묻는 건 둘 사이에 이상이 생기지 않겠냐는 질문이었다. 콜은 무슨 질문인지 알아들으면서도 아무 이상없을거라고. 넌 아무이상 없을거라고. 그녀 존재에 대한 언급만을 반복한다. 콜의 말뜻을 알아들은 조는 눈을 감는다.
조가 깨어나고 그들은 연인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한다. 콜의 대답에서 상처 받은 조는 마음은 힘들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콜을 잊은 척 대하고, 콜은 조에 대한 마음이 있으면서도, 그녀가 로봇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스스로를 힘들어한다.
조는 자신의 전원을 내리려고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러 가게 되는데...
기억으로 감정기반을 만드는 건데, 나중에 기억을 지워도 기반은 남아 있어. 아주 실감나는 방식으로 감정을 학습시키는 거지.
그저 숫자들인데 진짜 감정과 유사한 활성화 패턴이지.
이 영화에서 나오는 말 중에, 로봇은 상대의 마음을 다 받아들일 수 있고, 곁을 떠나지 않는다고. 그래서 상처도 주지 않을 것이고 외롭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런데 콜을 통해, 역시 인간은 다른 이로부터 힘든 게 아니라, 본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마음때문에 괴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봇이 나를 아무리 이해해주고 알아준다 한들, 인간 스스로가 그걸 받아들일 마음이 안되어 있다면 그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언젠가는 정말 생길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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