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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레터, Correspondence (2017)

나에대한열정 2021. 1. 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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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레터, Correspondence (2017)


이 세상 어딘가 당신이 있으면 된 거야.


천체 물리학자인 에드(제레미 아이언스)는 전 세계를 다니면서 강연과 세미나를 하는 교수인데,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애인이 에이미 라이언(올라 쿠릴렌코)이다. 이제 6주년을 맞이하는 그들.

가족이 있고, 거리가 있던 그들의 연애는 만남에 부수하여 메일과 동영상을 주고받고.


에드가 강연하는 곳에, 보러 간다는 말도 없이 에이미는 갔는데, 그곳에서 에드의 강연은 없고 그를 대신한 강연자가 에드의 사망소식을 전하는 말을 듣게 된다. 강연을 기다리는 동안, 조금 전에도 바로 에드한테 메일을 받았는데, 그가 죽은지 며칠이 지났단다. 혼란스러운 에이미는 그가 살고 있는 에든버러로 그를 찾아간다. 그의 집근처에서 앉아있는데, 다시 이메일을 받는다. 글렌 뒤렐 변호사를 찾아가라고. 변호사를 만나고 나서야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고, 그가 남긴 봉투를 하나 받는다. 그 안에는 에드의 아버지 반지가 들어있었다. 대학 때 시험에 행운을 준 반지이고, 자신한테도 그랬으니 그녀에게도 힘을 줄거라고.  


그녀는 그와 가끔 들리던 '보르고벤토소'에 있는 별장에 간다. (이곳은 이탈리아의 숨은 명소로, 실제 이름은 '산 줄리오 섬'으로, 옅은 물안개가 가득한 오르타 호수 한가운데에 있다.)

그곳에도 역시 그녀에게 보내는 동영상 CD가 있다. 그 CD에서 에드는 에이미가 아빠의 사고와 관련된 죄책감 때문에 엄마와의 연락을 하고 있지 않은 것에 관한 얘기를 한다. 그 이야기에 기분이 상한 에이미는 에드에게 11번의 자기 이름을 써서 보낸다.(에드는 자기가 죽은 이후에 계속된 연락을 받고 싶지 않을 경우, 자기메일에 에이미의 이름을 11번 써서 보내라고 했다. 그럼 더 이상 연락받지 않을 거라면서) 정말로 그 이후에 에드에게서 연락이 없자, 이를 다시 풀기 위한 지루한 러닝타임이 이루어진다......


"저 하늘을 봐. 초신성이 궤도를 도는 걸 보면 영원히 그럴 것 같아도 결말은 비슷하잖아. 그게 수 백 년이든 몇 초 후이든 언젠가 '무'의 상태로 그 처음으로 돌아 가거야. 

나도 그 법칙에서 자유롭지 않아. 그래서 겁도 나. 아무리 애를 써도 이젠 안돼. 너와 있을 수가 없어. 방법이 없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건 없어. '무'로 돌아가는 게 실패는 아니거든. 인간은 아무리 기를 써도 '영원성'을 절대 이해할 수 없지. 사랑이 뭔지 완전히 알 수도 없고. 그러니까 울지 마.


여기에도 논리가 있지. 어찌됐든간에, 모든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영원'이란 선물을 받아. 그런데 인간이 죽는 이유는 한 가지의 큰 실수를 하기 때문이야. 

난 내 실수가 뭔지 알았어. 내 가장 큰 실수는 너를 더 일찍 만나지 못한 거. 너랑 더 오래 함께 하지 못한 거. 내 영원한 삶을 뺏길만도 하지. 하지만 내 삶에 네가 있었기에, 이 마지막 3개월은 아름다웠어. 사랑해.


누구의 입장에서 보냐에 따라 이들의 사랑은, 여러가지 잣대가 충분히 드리워질 수 있는 관계이다. 에드는 딸과 같은 나이의 에이미를 연인으로 하고 있다. 물론, 모든 것을 뒤로하고, 그들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이야기의 소재로만 본다면, 너무 아름답고 애틋하다. 이렇게 사랑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이다. 그러나, 애인에게 별장을 상속하는 부분이나, 에드의 딸이 에이미의 졸업식장을 찾아오는 장면이나 정서상 이해하기가 참 힘들었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작품을 연달아 보니, <베스트오퍼>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둘 다 남녀 나이차이가 거의 30살이다. 감독이 어린 여자와의 로맨스를 꿈꾸는건지 계속 남주와 여주의 나이 차이가 그렇다. 또 나오는 작품은 그렇지 않기를, 제발 그렇지 않기를 좀 기대해본다. 

음악과 배경은 좋고, 올가 쿠릴랜코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영화자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다른 작품

2021/01/03 - [무비리뷰] - 베스트 오퍼, The best off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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