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몇 살 때였을까. 아마 이십 대 중반쯤.
친구랑 둘이 부산으로 줄돔을 먹겠다고 간 적이 있었다. 그 친구랑 가는 첫여행이었는데, 왜 갑자기 회를 먹으러 부산까지 갈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무작정 갈래? 가자!였으니까.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5시경 정도에 부산역에 내려서 무작정 택시를 탔다. 둘 다 서울 토박이. 부산은 가본 곳이 해운대가 전부인지라.
"아저씨, 회가 제일 맛있는 집으로 가주세요."
그 아저씨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너네들 뭐니...하는 표정.
바다가 보이는 횟집들이 쭈욱~늘어선 곳이었는데...(어딘지 모르겠지만^^), 한 곳을 향해서 들어갔고, 그때부터 마시기 시작한 것이 둘이 소주 7병. 회사 맛있어서였는지, 바다가 좋아서였는지...취하지를 않더라는 것.
그 때, 나이트 가자! 부산은 나이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 누가? 내가!!!^^ 그래서 둘이 다시 택시를 타고 부산에서 제일 물이(?) 좋은 나이트를 데려다 달라고 했다.
음...부산은 이렇게 생겼구나...신기하네했던 기억이 ㅎ
그 중에 제일 신기했던 건 서울과 다르게 디제잉하던 남자가, 갑자기 음악을 끄더니 이벤트를 제안했다는 것. (서울에는 특히 강남쪽에서는 그런 디제잉하는 부분이 없었고, 그렇게 높은 무대가 있지도 않았다.)
위쪽으로 무대가 있었는데, 그 무대에 올라와서 춤을 추다가 하나씩 벗는? 그래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에게 거액의 상금을 준다는? 정말 그렇게 할까 할 정도의 금액이었다.
친구랑 나가볼래? 여기 부산인데??? 누가 우릴 알겠어?? ㅎㅎ
그랬다가 일단 지켜보자고...그런데 눈앞에서 믿기 힘든 광경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여자애 하나가 정말 위아래 속옷만 빼놓고는 다 벗은 거지...저 여자 개념이 있는거냐며...친구랑 쳐다보다가 술이 깼다는...그런데, 결국 여자애가 아래속옷 빼놓고는 다 벗었고, 디제이를 행해 팔을 벌렸다는 것...
그 때 친구가 했던 말..."우리는 나가도 상금 못탔다!!!"ㅋㅋㅋ 그렇지...저건 아니지...
그런데 그 디제이왈...아래마저 벗으면 오늘 나이트 매상 전부를 상금으로 주겠다고...순간 나이트가 술렁거리기 시작했고...결국 여자애는 더 이상은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고 무대를 내려갔는데...
한동안 그 여자애의 행동에 넋이 나가있었던 거 같다. 서울에 올라와서도 꿈을 꾼듯한 느낌. 정말 눈으로 본 게 맞나??
"부산나이트 무서워서 못가겠다...제 정신이 아니야 애들이!!!" 라고 부산이 고향이었던 동기에게 말했다가 한방 먹었다.
"야~그거 짜고치는 건데...!!! 설마 올라간 건 아니지???"
헐...어쩐지...어쩐지...왜 그 생각은 못했을까......
눈으로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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