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번가의 연인, 84 Charing cross road (1987)
드라마, 미국, 영국, 100분
감독: 데이빗 휴 존스
주연: 앤 밴크로프트(헬레인 핸프 역), 안소니 홉킨스(프랭크 도엘 역)
때는 1949년.
뉴욕에 사는 헬레인 핸프는 고전작품을 좋아하고 즐겨읽는 가난한 작가인데, 뉴욕에서는 원하는 책이 다 있지도 않을뿐더러 있다고 해도 너무 비싼 가격에 거래되어 좀처럼 구하기가 힘들다. 그러던 어느 날, <토요문학평론지>를 보는데, 런던 84체링크로스의 마크스 상회라는 서점에서 절판된 책들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게 된다.
헬레인 핸프는 자신을 간단히 소개하고, 찾고 있는 책의 목록을 써서, 5달러 이하의 책이 있다면 그 책들을 좀 보내달라고 편지를 쓴다. 그리고 그 중의 몇 권을 받게 된다. 런던의 마크스 상회에서 오는 책은 프랭크 도엘의 이름으로 오는 데, 헬레인 핸프는 책을 다시 주문하면서 책에 대한 나름의 서평과 개인적인 얘기들을 덧붙인다.
그렇게 헬레인 핸프와 프랭크 도엘은 책에 대한 주문과 덧붙이는 이야기들로 서신과 택배를 주고 받는다.
2차 세계대전 후, 상황이 안좋았던 영국은 일주일에 고기 50g, 한달에 계란 1개 이런식으로 배급되었는데, 헬레인 핸프는 덴마크를 통해 마크스 상회로 여러가지 식품들을 보내게 된다. 자신은 책을 싸게 사니, 고마움의 표시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보내는 것이다. 마크스 상회에는 5명이 일하고 있는데, 그들 모두 이런 헬레인 핸프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그들도 각각의 서신을 보낸다. 우리나라의 영화제목처럼 연인은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다. 심지어 얼굴조차 마주한 사람도 없다.
헬레인 핸프가 주당 40달러의 주급을 받았다가, 방송드라마의 작가로 섭외되면서 각본 한개당 200달러에 계약하게 되는데, 그렇게 좀 여유가 생긴 헬레인 핸프는 런던으로 날아가고 싶어했지만, 갑자기 치과를 가야 되는 상황이 생겨서 그동안 모았던 돈이 모두 치과로 간다. 헬레인 핸프의 편지 표현을 빌리자면 헬레인 핸프의 치과치료덕분에 그 치과의사는 한달동안 여행을 갔다는 표현이 나온다. 2500달러로 말이다.
이렇게 그들이 주고받는 책과 서신은 1969년 초까지, 거의 20년이 계속된다. 68년 프랭크 도엘이 죽었다는 소식과 서점 건물이 철거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 런던으로 향한다.
처칠의 재임 소식도 전해지고, 방송을 통한 여왕의 즉위식도 보여진다. 전후의 영국과 미국의 경제적 상황이 한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조금만 주파수를 잘못 맞춰도 지지지~화면이 흔들릴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나는 영화다.
헬레인 핸프의 친구가 마크스 상회의 서점에 들렸을 때, 느꼈던 것을 표현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약간 어둡고 기분좋은 냄새, 오래된 곰팡이와 먼지 냄새, 사방이 나무로 되어 있고, 변색된 책장들. 오래된 판화들.
예전 청계천의 고서적들이 팔던 곳과는 조금 다른...나무서재의 부재...그래도 그때가 그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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