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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억누르는 것은 무엇일까? 하프 넬슨, Half Nelson (2012)

나에대한열정 2021. 2. 1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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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넬슨, Half Nelson (2012)

 

드라마, 미국, 106분
개봉: 2012. 11. 22
감독: 라이언 플렉
주연: 라이언 고슬링(댄 역), 샤릭카 앱스(드레이 역), 앤서니 마키(프랭크 역)

 

이 영화는 2004년 (각본을 쓴) 고든과 플렉이 만든 19분짜리 단편 영화 <Gowanus, Brookly>를 바탕으로 하였다.

하프 넬슨(half nelson)은 레슬링의 한 기술로, 등 뒤에서 한쪽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넣어 상대방의 목 또는 후두부에 손을 대고 누르면 목을 제압하는 기술을 말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 백과

왜 이 영화의 제목이 이럴까. 영화가 시작한지 30분 정도 지나면 하나의 영상을 통해 제목이 왜 이런지 짐작되는 부분이 나온다. 일단 영화로 들어가 보면,

 

주인공 댄은 뉴욕 브루클린의 한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방과 후 농구코치이다. 8학년의 13살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고 싶어 한다. 대립이 끌어낸 변화가 역사라 하면서, 인종문제에 대한 것, 소수에 대한 것, 인권에 대한 것을 책이 아닌 영상과 실제의 사례들을 들어가면서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한 명이라도 변화할 수 있다면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정말 보기 드문 선생님이다. 그러나 이런 댄 선생님은, 밤이 되면 마약상을 찾고, 약의 세상으로 빠진다. 

 

어느 날, 아이들의 농구시합이 끝나고, 아이들이 모두 귀가했다고 생각한 댄은 화장실에서 마약을 한다. 그리고, 아직 가지 않았던 드레이에게 들키게 되는데. 평소 너무나 열정적이고, 정의롭고, 재미있던 선생님이 약에 취해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본 드레이의 표정은 뭐라 말할 수 없다. 그리고 다음 날 드레이는 학교에 오지 않는다.

 

그 날 이후, 드레이와 덴은 조금 가까워진다. 그러다가 드레이가 마약상인 프랭크와 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댄은 프랭크에게 드레이 근처에 나타나지 말라고 하고, 드레이에게도 프랭크와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한다. 드레이를 가족처럼(?) 여기는 프랭크는 드레이에게 약 배달을 시키고, 일종의 심부름값을 준다. 그런데, 심부름 간 곳이 바로 선생님이 있었던 곳. 약에 쓰러진 선생님을 처음 봤을 때만큼이나 참담한 표정이다. 

그런데 그다음 날부터 역사 선생님이 바뀌었다. 드레이는 선생님의 집이 아닌, 약을 배달했던 곳으로 가서 선생님을 데리고 선생님의 집으로 간다. 그리고 둘이 농담을 하며, 드레이의 웃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선생님, 그러나 본인조차도 변화시키지 못한다. 그런데 13살짜리 학생의 시선이, 행동이 그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보게 되는...

 

영화가 시작한 지 36분 정도가 흐르면 이런 영상이 나온다.

기계의 작동이 혐오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해지죠. 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습니다. 기어에, 바퀴에, 레버에 온몸을 던져서라도 그 기계를 멈춰야 합니다. 그리고 기계를 돌리는 이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우리에게 자유가 없는 한, 이 기계는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요.

영상을 보여주면서 댄은 아이들에게 묻는다. 여기서 기계가 무엇이냐고. 우리를 억누르는 게 무엇이냐고. 무엇이 우리의 자유를 속박하냐고. 

 

아마 댄은 아이들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레슬링의 기술인 하프 넬슨처럼 우리는 우리의 의식여부와 상관없이 무엇인가로 인해 눌리고 있을지도.

 

 

드레이가 프랭크의 약심부름을 갔을 때, 댄 선생님을 마주 하게 되는데, 그때 흐르던 음악

Broken Social Scene의 " Shampoo Suic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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