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리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세 번째 살인 (2017)

나에대한열정 2021. 2. 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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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세 번째 살인 (2017)

 

서스펜스, 드라마, 일본, 125분
개봉: 2017. 12. 14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연:후쿠야마 마사하루(시게모리 역), 야쿠쇼 코지(미스미 역), 히로세 스즈(사키에 역)

 

미스미는 강도 살인죄로 기소되어 사형이 확실시된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시게모리 변호사에게 변호가 넘겨졌다. 다니던 공장의 사장의 후두부를 스패너로 쳐서 죽인 후, 휘발유를 부어 사체를 웨손한 죄목까지.

시게모리는 원한으로 원인을 끌어내고, 강도는 빼고 죽인 후 절도로 만들어서 사형은 면해보고자 한다. 그러나, 미스미를 만날 때마다 그의 말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그냥 빚을 갚기 위한 돈이 필요해서 죽였다고 하고서는, 그다음에는 사장의 부인이 보험금을 노리고 청부살인을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증거로 문자가 남겨있다고. 그리고 통장에 찍힌 50만 엔의 금액이 그것에 대한 착수금이었다고. 그다음에 만났을 때는, 그 50만 엔은 공장에 들어오는 출처불명의 밀가루가 제대로 된 상품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비밀유지를 위해서 입금된 것이라 한다. 이렇게 계속 말이 왔다 갔다 하는데...

 

사장의 딸인 사키에가 자기 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위해 증언을 하겠다고 한다. 미스미와 자신의 생일날 사진 찍은 것을 보여주면서, 자기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왔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미스미가 자신을 위해서 그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그래서 법정에서 진술해야겠다고 말을 한다. 이 사실을 미스미에게 전달하자, 미스미는 사키에는 원래 거짓말을 잘하는 아이라면서 믿을게 못된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미스미를 찾아 온 시게모리 변호사에게 이번에는 자신은 공장의 사장을 죽이지 않았다고, 그 사람이 죽었던 장소에 조자 가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지금까지는 계속 죽였다고 얘기해놓고, 이제 와서 자기는 죽이지 않았다고, 검찰과 (처음 구치소에서 만난) 변호사의 회유로 죽였다고 자백한 것이라고 말한다.

 

진실은 무엇인가...

 

"살인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엔 깊은 도랑이 있어. 그걸 건너느냐 마느냐는 태어날 때 결정돼."

"아주 오만한 말투네요. 갱생 자체를 안 믿는군요."

"쉽게 사람이 변한다고 믿는 게 훨씬 더 오만해."

 

여기선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죠.

누굴 심판하느냐는 누가 정하는거죠?

 

 

Ludovic Einaudi의 "Main Theme(From "The third murder")"

 

일본의 사법제도에 관하여 영화화된 것은 비단 이 작품뿐만은 아니다.

<쉘 위 댄스>, <도쿄 맑음>의 수오 마사유키 감독은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라는 작품으로 다른 각도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는 취업준비를 하는 가네코가 면접을 보러 가던 날, 붐비던 지하철에서 여고생 성추행의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자신은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경찰도 검찰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그를 변호하던 변호사들이 실제로 그 상황에서 그럴 수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지만, 판결의 결과는 유죄로 나고 항소하겠다고 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검사에 의해 기소가 되면 98% 이상은 유죄판결을 받는다는 일본. 그래서 더 기소를 하는데 주의를 한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문제가 없을 수 있겠는가.

 

다시 <세 번째 살인>으로 돌아가면, 실제로 이 영화에서 살인에 대한 사건은 두 번째이다. 처음 미스미가 살인죄로 기소되었을 때는 두 명을 살해하기는 하지만, 그건 하나의 사건이었고, 그리고 그 다음 이 살인 사건으로 두번째 기소가 된 것이다. 그런데 왜 제목은 세 번째 살인일까. 그건 기소되는 살인죄의 살인이 아니라, 그들을 판단하는 재판 자체의 살인이다. 재판이라는 판단으로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는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사건이 일어난 날의 진실은 무엇이고, 내가 믿고자 하는 진실은 무엇인지. 

영화의 장면 속에 장님들이 코끼리의 어디를 만지는 가에 따라 판단하는 게 달라진다는 대사가 나온다. 우리는 과연 어디를 만지고 있는 것인지. 그래서 무엇을 판단하고 어떻게 결론 내릴 것인지. 그리고 누구를 심판하는 것인지. 그것에 대한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지. 너무 많은 질문을 던져 놓는다.

내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머리를 아프게 한다. 내가 인간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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