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리뷰

아니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 그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라이프 필스 굿 (2018)

나에대한열정 2021. 2. 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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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필스 굿 (2018)

 

드라마, 폴란드, 118분
개봉: 2018. 06. 28
감독: 마시에이 피에프르지카
주연: 데이비드 가드너(마테우스 역), 도로타 코락(마테우스의 엄마 역), 카타르지나 자와츠카(마그다 역)

 

실화에 바탕을 둔 이 영화는 시카고 국제영화제(실버 휴고상), 몬트리올 국제영화제(그랑프리, 인기 영화상, 에큐메니컬상) 히혼 국제영화제(남자배우상, 아트 디렉션상)의 여러 상들을 받은 작품이다. 

 

주인공 마테우스는 뇌성마비에 걸려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리고 말을 하거나 의사소통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의 엄마는 의사로부터 마테우스는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상태라며 특수시설에 보낼 것을 제안받는다. 그러나 마테우스의 식구들은 특히 아빠와 엄마는 그를 정말 사랑으로 대한다. 하지만 계속적인 손길이 필요한 상태에서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심지어 가족일지라도 말이다.

 

아빠는 마테우스에게 '그만 됐다 싶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식탁을 내리쳐서 표현하라고 가르쳐준다. 평생 그의 옆에 있어줄 수 없으니, 무언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었을 것이다. 별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마테우스에게, 아빠는 별이 폭발하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을 약속하고 창문 쪽으로 올라와 폭죽이 터지는 장면들을 보여준 뒤에 자신의 삶을 뒤로한다. 그렇게 전적으로 엄마의 손에만 남겨진 마테우스를 휠체어에 태우면서 엄마가 다치게 되는 상황이 생기자, 식구들은 마테우스를 시설에 보내게 된다.

 

정신지체자들을 위한 시설에 가게 된 마테우스는 자신이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고 싶지만, 밖으로 보여지는 건 이상한 소리와 발버둥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시설에 졸라 부인이 오게 된다. 이 부인은 눈을 한번 깜빡이든지 두 번 깜빡이든지 하는 식으로 해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연습을 시킨다. 이에 다른 사람들보다 두드러지게 표현을 할 수 있다라고 여겨진 사람이 마테우스이고, 인터뷰까지 오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그가 처음 표현하고 싶어 했던 말. 26년 만에 표현했던 말. 나는 식물인간이 아니다... 였다. 문제는 그가 그렇게 표현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지자, 이 시설에서는 정신지체자들이 있는 곳이라 더 이상 그를 수용할 수 없다며 면접관들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면접을 하자고 하게 되고, 이곳을 떠나기 싫은 마테우스는 면접관들 앞에서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는다. 나가도 좋다는 소리에 휠체어를 돌려 나가는데, 뒤에서 면접관 중 한 사람의 말이 마테우스에게 들려온다. '그냥 바보잖아' 그 순간 마테우스는 휠체어에서 뒤집어 내려 몸을 비틀어 면접관들 앞에까지 가고, 면접관들 앞의 테이블을 손으로 내려친다. 나는 바보가 아니라는 표현. 물론 면접관들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 뒤로 마테우스는 여전히 그 시설에 남게 되고,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는 장애를 겪는 사람이 어떤 대단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는 아니다.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서 무언가를 잘하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아닌 것을 아니라고 표현할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인간의 존엄성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어 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 흐르는 피아노 소리와 휘파람 소리, 그리고 배우의 표정이 너무 오래 남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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