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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곳곳에 무화과나무가 있다. 아마 무화과가 열린 상태를 보지 못했다면, 그게 무화과나무인지도 모르고 지나쳤을 텐데. 일단 눈에 한그루가 들어오고 나서, 아파트 안을 한 번씩 배회(?)할 때마다 한 그루씩 더 발견이 된다. 마치 그 자리에 이제야 심어진 듯. 새롭게 말이다. 그런데 무화과나무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1990년대 초반쯤, 나름 유행했던 김지애의 '몰래한 사랑'이다. 노래 가사 중에 둘이서 무화과 그늘 아래서~뭐 이런 부분이 있다. 무화과를 좋아하면서도, 한 번도 무화과나무를 직접 본 적이 없던 나는 참 궁금해했던 거 같다. 어떤 그늘일까. 울창한가. 여고생의 호기심은 뭐 거기까지.
작사가는 무화과 나무를 본 적이 있는 것일까? 절대 저 나무 아래에 숨을 수 없다. 너무 잘 보인다. 그나마 오래된 나무라면 조금의(?) 그늘 정도는 생길까. 동갑내기 신랑이랑 무화과나무를 볼 때마다 저 노래를 흥얼거리면, 아이들은 도대체 그게 무슨 노래냐며 한 마디씩 한다. 그럼 조금 더 크게 불러준다. 아파트에 울릴까? 그러거나 말거나. 누군가에게도 떠오르는 무화과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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