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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가 3살 이후, 비행기를 타도 되겠구나 싶은 때부터 겨울이 되면 우리 가족은 유럽을 향했다. 1년에 쓸 수 있는 휴가를 아껴두었다가 떠나고 싶은 계절에 별커다란 계획도 없이 "갈까?", "가자" 이게 전부였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거의 2년을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못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낸 게 올 10월에 제주도행이었다. 막상 다녀보니, 뭐 다니는 게 별거인가 싶었다. 왜 2년 동안 몸을 사리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다가 다녀온 지 한 달도 안돼서 우리는 다시 제주도를 가자고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했다. 겨울 제주도의 동백에 빠져보자며 말이다.
그런데, 최근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옆지기의 고민이 늘어났다. 하루에 한 번, 나에게 가도 될까를 물어본다. 아놔...이건 가지 말자고 하는 소리보다 더 듣기가 불편하다. 정말 이대로 그냥 진행해서 우리 가족 중에 확진자라도 나오게 되면 무언가 옴팍 원망의 소리를 껴안을 거 같은.
그럴까 봐, 그래서, 오늘 아침에 항공권 예매한 것을 취소했다. 무언가 계획해 본 것을 취소해 본 경험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뭔가 하다만 이 느낌이 참 별로다. 내 의지가 아닌 게 더 참 별로다.
동백은 다음에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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