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제목 한번...좀 더 생각 좀 하고 만들어줬으면 싶다.
하여간, 따듯하고 유쾌한 영화.
잘 나가는 금융계 거물을 남편으로 둔 메리(멕 라이언), 패션 잡지의 편집장으로 성공한 싱글인 실비(아네트 베닝), 아들을 낳을 때까지 임신을 하겠다며 뱃속에 다섯째를 가지고 있는 에디(데브라 메싱), 남자보다 여자를 사랑하는 게 더 낫다는 작가 알렉스(레이다 핀켓 스미스)
이렇게 네 명은 절친이다. 그러던 어느 날, 메리의 남편이 백화점에서 향수를 파는 직원과 바람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자신의 엄마에게 메리는, 남편이 바람났다면서 이런 기분 모르지 않냐고 한다.
그때 엄마가 딸에게 했던 말.
"글쎄...
배를 한껏 걷어 차인 기분? 심장이 멈춘 것 같은 기분? 아니면 끝없이 추락하는 꿈을 꾸는데 바닥에 부딪히기 전에 깨고 싶지만 속수무책인 기분? 아무것도, 그 누구도 더 못 믿겠고, 인생이 통째로 바뀌지. 온갖 난리를 친 후 결론은 그런 상처를 줄 사람도 그이 뿐이란다."
이 대사를 듣는데,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러네...정말 그렇다. 누가 나에게 상처를 준들 이런 기분의 아픔을 줄 수 있을까. 유일할 것이다.
아내, 딸, 엄마...어느 역할로도 실패했다고 느끼는 메리가 들어간 곳은 단식원이다. 거기서 만나게 된 한 여자사람이 메리에게 이런 말을 한다.
"등신같이 착한 척 말고 이기적으로 살아요. '나'를 먼저 생각하는 순간 인생이 더 잘 풀리거든요. 중요한 건 '내가 누구지?' '뭘 하고 싶지?'에요."
요즘 들어, 특히 절감하는 표현이다. 좀 더 이기적으로 살 걸. 나를 우선하는 인생을 살 걸.
그래. 늦지 않았다. 조금씩 실천해 보면서, 정말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내 인생을 순조롭게 하는 것이다. 내가 행복해야 내 주위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다. 물론 너무 잘되면 배가 아프게 할 수는 있다. 그것까진 어쩔 수 없다. 그들의 몫이다.
누군가의 행동이 배신이 아닌 실수라고 생각한다면, 용서나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질까.
특히, 정말 믿었다고 생각한 사람한테서. 영화를 보다가 든 생각은 내가 누구든 제대로 믿지 않았구나 하는 거였다. 상대를 정말 신뢰했다면, 한 번쯤 폭발하기 전에,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앞뒤보지도 않고 분노부터 할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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