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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기묘한 러브레터 결말 포함

나에대한열정 2022. 2. 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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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도노 카호루 <기묘한 러브레터> 

 

 

책 표지 중간에 쓰여있는 일본어 원제는 "갑작스러운 메시지에 놀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이다. 

내용상 러브레터는 아닌데... 왜 번역을 이렇게 한 것인지... 조금 더 생각할 수는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표지로 보나, 소설의 성향으로 보나 그다지 즐겨하는 부류의 소설은 아니다. 그런데 페북에 올라온 '놀라운 반전'이라는 누군가의 리뷰에, 거기에 달린 똑같은 반응들의 댓글에, 도대체 어떤 반전이 있을까 궁금해서 거의 글을 보자마자 책을 주문했다. 

 

이 소설의 저자, 야도노 카호루는 아무런 정보를 알 수 없는 복면 작가이다. 전자책 부문에서 1위를 했다는 것, 그리고 이 소설의 내용이 친구의 경험담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우리가 알 수 있는 전부이다.

 

 

 <기묘한 러브레터>의 줄거리(결말 포함)

 

이 소설은 미즈타니 가즈마라는 남자와 미호코라는 여자의 페이스북 메시지 교환으로 이루어져 있다. 

 

결혼을 약속했던 미즈타니와 미호코. 그러나 미호코는 결혼식 당일에 식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가족이나 친구들조차도 그녀가 왜 결혼식에 오지 않은 것인지, 어디로 간 것인지 알지 못했다. 미즈타니 또한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 후 30년 가까이 세월이 지나, 미즈타니는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그녀의 이름을, 그리고 그녀인듯한 사진을 보게 된다. 그래서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갑작스러운 메시지에 놀라셨을 줄 압니다. 결례를 용서하십시오"로 시작하는.

 

그렇게, 1년에 한 번씩 답 없는 메시지를 세 번 남기게 된다. 그녀를 대학 연극부 동아리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을 때의 일부터, 그녀가 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이후 자신의 삶을 간략하게 담은 내용의 메시지를 말이다. 세 번의 메시지를 남기고 나서야, 미호코에게서 답문이 온다.  그들이 처음 주고받는 메시지들은 과거에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귀는 시기까지 추억을 되새기는 일로 가득하게 된다. 시간은 오래 지났지만, 비록 여자가 결혼식장에 나타났지 않았지만, 그들의 풋풋했던 시절을 상기하는 메시지를 말이다.

 

연극부 부장이었던 미즈타니, 그리고 신입생으로 들어가게 된 미호코. 그들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그들이 사귀고 있을 때 서로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을 주고받게 된다.

 

(책을 읽으실 분은 여기까지만 보세요)

 


 

당시 미즈타니에게는 이미 약혼녀가 있었다. 그런데 그 약혼녀는 고모부가 짝지워준 고모부의 의붓딸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아무도 미즈타니를 맡겠다는 사람이 없었는데, 그때 선뜻 키우겠다고 나선 사람이 바로 고모부였다. 고모부는 이미 미즈타니의 고모와 이혼을 하고 다른 여자와 재혼을 한 상태였는데도 말이다. 그때 재혼한 여자가 데리고 온 딸이 유코, 바로 미즈타니의 약혼녀가 된 사람이다.

 

미즈타니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미호코는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결국 두 사람은 자신들의 마음을 알고 미즈타니는 집에 가서 약혼을 깨뜨리겠다고 한다. 그래서 고모부로부터 집에서 나가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미즈타니가 짐을 챙겨 나가는 동안 모든 식구들이 집을 비운다. 짐을 챙기는 동안, 유코에게 자신이 아끼는 책을 빌려줬다는 걸 생각한 미즈타니는 유코의 방에 들리는데, 거기서 유코가 세계사라는 제목으로 써놓은 공책을 우연히 보게 된다. 그런데 그것은 학교 과목의 정리노트가 아니라 유코의 일기장이었다. 그리고 그 일기장에서 유코에게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고모부. 중학교 시절부터 고모부와 관계를 맺어온 유코, 그러나 유코의 표현에서 강압적인 분위기라는 건 찾을 수 없었다. 미즈타니는 이삿짐센터의 사람들을 먼저 보내고, 이모부의 서재도 확인을 한다. 그리고 서재 금고에서 유코의 나체사진들을 찾게 되는데, 미즈타니는 유코의 일기장과 사진들을 모두 복사해 둔다. 특별히 어떤 의미를 담은 행동은 아니었다.

 

반면, 미호코는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하여 연극부 연습하는데 오지를 않았다. 미즈타니에게 이 사실을 말한 사람은 미호코의 고등학교 동창인 다카오였다. 그런데 사실 미호코는 다카오 집에서 운영하는 터키탕에서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었다. 공부를 잘했던 미호코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 상황을 아는 다카오는 자신의 집에서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을 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게 된다. 그리고 미호코는 계속해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그렇게 충당하게 된다. 이 내용을 30년 가까이 된 상황에서 미즈타니에게 메시지로 얘기를 하게 되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연극부의 몇몇 친구들도 미호코가 일하는 곳에 들려 관계를 가졌다는 것조차도 알고 있었다. 그걸 모르는 척하면서 자신과 사귀었다는 것에 대해 미호코는 불쾌함을 표현한다. 미즈타니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사귀지 않았을 거라고 말이다.

 

소설의 끝에 가서야 미호코가 결혼 당일에 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를 이야기한다. 결혼 이틀 전, 퇴근이 늦어지게 된 미즈타니를 그의 집에서 기다리던 미호코는 미즈타니의 책상 서랍에서 머리핀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미호코의 집이 파산하고 나서 집에서 부업으로 머리핀을 만들던 어머니로 인해, 미호코는 머리핀만 보면 유심히 보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데 미즈타니의 책상 서랍에서 본 머리핀이 그전에 어디선가 본 머리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경찰서 앞에 붙어있는 포스터였던 것이다. 행방불명된 여자아이의 포스터 속의 머리핀.

 

그래서 미호코는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한동안 다카오네 가게에서 숨어서 지낸다. 그리고 반년 뒤 소녀 살인혐의로 미즈타니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 전에도 비슷한 범죄로 혐의를 받았지만, 불기소가 되었다. 그 처음 사건이 바로 유코의 일기장을 보게 된 며칠 뒤였다.

 

미즈타니가 무기징역인지 알았는데, 30년도 안되어 가석방되었으니, 미즈타니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는 미호코는 놀라움과 함께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메시지를 주고받는 동안 처음에는 조금은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을 원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중간에 미즈타니의 페이스북 계정이 바뀐 적이 있는데, 그때 유코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에게 주소를 물어왔던 미즈타니의 진심을 알게 된 미호코는 그와 주고받았던 메시지들을 프린트해서 경찰서로 간다는, 그리고 페이스북도 닫을 거라는 마지막 메시지로 끝을 낸다. 

 

p. 24
추신: 이전 계정(이라고 하던가요)을 지우고 새 계정으로 다시 등록했지만, 특별히 의미는 없습니다.

 

 

p. 87
인간이란 누구나, 여차한 순간에는 배우도 아닌데 훌륭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법이에요.

 

 

p. 108
추신: 그런데 만일 괜찮으시다면 당신의 주소를 가르쳐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 편지 같은 걸 보내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어디에 살고 계시는지 정도는 알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입니다.

 

 

p. 149~150
강한 사랑은 종종 관용적이지 못하고, 필요 이상의 분노를 동반하는 법이니까요.

 

 

모차르트의 "음악적 농담" 

p. 39에서 미즈타니가  미호코의 연극 장면을 보고 한 이야기에서 나오는 음악. 일부러 서툰 연극을 했다고.

모차르트가 일부러 서툴게 작곡해서, 동시대의 이류 작곡가나 연주가를 야유한 곡이라며.

 

 

반전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소설은 아니다. 다만,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신부와 30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연결이 되고, 그녀와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추억을 회상하게 되는 부분까지는 잔잔한 드라마 같다. 그러나 끝으로 다가갈수록 상상과 함께 스릴러의 기운이 감도는 장르로 바뀐다. 반전보다는 감추어져 있던 진실이 드러나면서 장르가 바뀌는 소설이라는 게 더 어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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