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리뷰

프란츠(2017)

나에대한열정 2020. 11. 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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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2017)


"이쪽도 저쪽도 마찬가지요. 우리가 책임져야 해요. 우리가 저쪽 아들을 수 천 명 죽인 후 우리는 맥주로 승리를 기념했소. 저들이 우리 아들을 수 천 명 죽인 후 저들은 포도주로 승리를 기념했소. 우리 모두 자식의 죽음을 건배하는 아비요."


-프란츠 아버지의 대사 중에서-



1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의 어느 마을. 약혼자 프란츠가 전쟁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져 있는 안나. 프란츠의 시신은 프랑스에 다른 전사들과 함께 매장되어 프란츠의 무덤안에는 아무것도 없이 꽃들만이 지키고 있다. 그런데 이 무덤을 찾아오는 프랑스인 아드리앵이 있고, 그를 프란츠가 프랑스 유학 때 알게 된 친구라고 생각한 안나와 프란츠 부모님은 그와 시간을 자주 보내며 프란츠에 관한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아드리앵이 프랑스로 돌아가기 전날 안나에게 진실을 말하게 되는데.


사실 아드리앵은 프란츠를 전쟁에서 죽인 사람이었다. 사죄하고 용서받고 싶어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싶어서 찾아왔다는 그......그러나, 이미 아드리앵에게 마음이 열려있던 안나. 

그녀의 선택은 거짓말이었다. 



"누군가와 마주쳤어요. 독일군인 그와 프랑스군인 나. 그의 눈은 절망으로 가득했죠. 죽는게 슬펐을까요? 아니면 죽여야 하는 나를 동정한 걸까요?"



"프랑스 아이들은 독일어를 배우고, 독일 아이들은 프랑스어를 배워요. 그리고 크면 서로 싸우죠."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프랑스, 러시아의 연합국과 독일,오스트리아의 동맹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으니, 프랑스와 독일은 서로 적국이었고,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도 국적이 그곳이라는 이유만으로 적대시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충분히 이해는 가면서도 뭔가 안쓰러운 느낌.



"독일에서 돌아왔을 때 죽고 싶었어요."


"나도 그랬어요. 더는 슬픔을 느끼고 싶지 않았죠. 하지만, 이기적인 생각이었어요."


"맞아요. 다른 이들을 위해 살아야죠."


어쩌면 다른 이들을 위해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는 게 나를, 서로를 지켜주는 힘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를 살아가면서,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면서 슬프지 않을 이가, 힘겹지 않을 이가 얼마나 됐을까. 때로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게 나를 살리는 길이라는 걸.

누구 때문에 죽지 못한다가 아니라 "누구 덕분에" "살아남는 것"이다. 힘겹지만, 감사할 일이다.



진실을 알고 힘들어하던 안나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구조되고, 신부님을 찾아 고해성사를 한다. 자신이 프란츠 부모님께 진실을 알리지 않고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진실을 알려서 뭐하겠냐고, 상처만 더 남기지 않겠냐는 신부님의 말을 들으면서도 난 신부님을 의심했다. 설마 소문내는 거 아니겠지. 아...난 역시 사람을 못믿는구나...다행히 나의 우려와는 다른 방향으로 영화는 계속됐다. 



에두아르 마네의 <자살>

이 그림은 이 영화의 메세지와 엔딩을 담당한다.


"이 그림 마음에 들어요?"


"네, 살려는 의지를 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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