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리뷰

미 비포 유(2016)

나에대한열정 2020. 11. 2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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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Me before You, 2016)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게 되어 일자리를 잃어버린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는 직장을 다시 구하던 중, 집에서 거리도 멀지 않고 보수도 괜찮은 간병인으로 들어가게 된다. 전신마비 상태인 윌(샘 클라플린)의 6개월 임시 간병인. 
윌은 부족한 것 없는 잘나가는 젊은 사업가였으나, 2년전 오토바이에 치여 가슴밑으로 신체의 모든 부분이 마비되었다. 사고 후, 폐쇄적이고 까칠하기만 한 윌은 루이자를 알게 되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어느 날, 루이자는 윌이 스위스 병원에 안락사를 신청해 놓고, 지금,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기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루이자는 안락사를 결정한 윌의 선택은 자신을 만나기 이전에 결정한 것이고, 그런 윌를 대신하여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여 하나씩 실행해본다. 혹시나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면서. 무언가 바뀌지 않을까 하고. 


그러나 윌은 그의 결정에 변함이 없고, 본인의 안락사가 예약되어 있는 스위스에 함께 가달라고 하는데...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제목 그래도 당신을 만나기 이전의 나를 의미한다. 윌도 루이자도 서로를 만나기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사고 이후, 힘들기만 했던 윌은 루이자를 통해 잃었던 웃음을 되찾고 부드러워지고, 루이자 역시 가족을 위해 늘 희생했던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애쓰게 되고.




"I'll be walking beside you every step of the way."


"You only get one life. it's actually your duty to live as fully as possible."


"Live boldly. Push yourself. Don't settle. Just live well. Just live."





영화를 보는 동안은 루이자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생각을 해보니, 윌의 선택이 이해가 됐다. 아마 나라도 충분히 그랬을거 같으니까. 오히려 나였으면 6개월의 유예기간 조차 없었을지도 모른다.


가슴 밑으로 전부 마비가 되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 사랑하는 것도 한때지. 얼마나 그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차라리 선물 같은 기억으로 남기고 싶은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영화에서 윌이 안락사를 예약해놨던 디그니타스(DIGNITAS) 기관이 나오는데, 디그니타스는 스위스의 안락사 비영리단체이다. 스위스는 자국민과 외국인의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는 국가로, 1942년부터 비영리단체를 통한 안락사가 이뤄져 왔다. 이에 대한 찬반 논의는 계속되었으나 2006년 스위스 연방대법원이 안락사를 최종적으로 인정하면서 논란이 나름 마무리되었다.


우리나라는 1997년 보라매 서울대병원 사건에서 식물인간 상태인 남편의 퇴원을 요구한 아내와 이를 허락한 의사에 대해 살인방조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 판결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병의원에서는 죽음에 이를때까지 치료하는 의료관행이 보편화 되었다.
처음 이 판결을 보았을 때, 참 이어없어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누워있는 환자보다 살아있는 가족의 생계가 더 걱정되었는지도 모른다. 돈이라는 것이 사람의 생명에 우선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정말로 살아있는 사람도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무작정 병원에 있는 사람의 생명을 유지시켜야 된다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안된다라고 했을 때는 그에 따른 보장도 뒷받침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 뒤로 꾸준히 안락사와 존엄사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다가, 2018년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고 있다. 말그대로 연명의료는 의학적으로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경우, 환자에게 치료효과없이 임종과정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중단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작년에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치료가 포함되었다. 그러나 연명의료를 중단하더라도 통증완화를 위한 의료행위, 영양분 공급, 물공급, 산소의 단순공급을 중단할 수는 없다.




안락사에 대한 얘기를 신랑하고 하면서 명쾌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나를 보고, 시간이 흘러도 결론 내리기 참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생명은 소중한건데....자기 생명에 대한 결정권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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