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오래된 단상 - 펜팔

나에대한열정 2021. 1. 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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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단상 - 펜팔 


고2때부터인가 본격적으로 독서실이라는 곳을 다녔다. 집으로 귀가시켜주는 마지막 도서실 셔틀버스는 새벽 3시. 난 항상 그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는데, 독서실에서 내가 하는 주요업무(?)는 편지쓰기.


당시 펜팔협회를 통해 나름 펜팔이라는 것이 유행을 했었다. 나는 펜팔 친구가 열 명 남짓되었는데, 주요 나라는 소련과 이란. 어쩌자고 공산권 국가의 나라들에 연결이 된건지는 기억이 없다. 그런데 소련의 친구랑 연결된데에는 사연과 억울함이 있었다.


펜팔 협회에 반친구들이랑 여러명이서 같이 편지를 보냈다.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고, 이런 조건의 사람과 연결시켜달라는? 그때 내가 요구한 조건은 단 하나. 남학생!


그런데 같은 반 친구들은 왠내숭인지 모두 여학생에 표기를 하더라는 것이지. 그리고 열흘이나 지났나. 각자에게 해당되는 펜팔 친구들의 주소와 간단한 메모들이 도착했는데...이런...

남학생이라 표기한 건 난데!!!!! 내짝꿍한테 연결이 되어서 온 것이다. 그것도 아주 잘생긴 모스크바대학의 의대생으로. 사진이 동봉되어 있었는데, 이런 실물이 있나 싶었다.


"너 여학생하고 하고 싶다고 표기했잖아~그거 나주라~~"


"이런게 인연이고 운명인거다. 친구야!!!"


이런...


난 어느 공산당원인 언니랑 연결이...슬펐다.

나쁜기집애. 여학생과 연결되기 원한다고 쓰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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