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저널리스트 '조'와 그의 여자친구 '클라리사'는 피크닉을 간다. 행복한 시작의 순간에 누군가의 비명소리와 함께 돌풍에 중심을 잃은 열기구가 떠있는게 보이고...근처에 있던 여러명이 그곳으로 달려가 열기구의 로프들에 매달린다. 물론 '조'도.
열기구 안에는 어린아이가 있었고, 이 아이를 살리고자 모두 안간힘을 쓰지만, 누군가 먼저 로프를 놓게되자 한명씩 모두 놓아버린다. 단 한명, 존 로건만 제외하고. 끝까지 매달려있던 그는 결국 견디지 못하게 추락하게 되는데...
이 사건으로 인하여 '조'에게는 삶의 균열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고.
원제는 <Enduring love>이다. 영원히 지속적인 사랑이라는게 가능할까. 이기적인 인간에게...
사랑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자신의 만족을 위해 사랑하는 건 아닐까.
몇 년을 너무 열렬히 사랑해온 조와 클리리사 사이의 대화를 보면, 과연 이들이 사랑을 하기는 한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관점으로만 쏟아버리는 감정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조와 클라리사 커플만 그런 것도 아니다.
마지막까지 매달려 있다가 죽음을 맞이한 존로건의 차에서 피크닉세트와 스카프가 발견되는데, 그의 와이프는 젊은 여자에게 호기로움을 보여주고자 무모한 행동을 했을거라며 남편의 죽음에 슬픔보다 원망이 더 가득했다. 진실은 그게 아니었지만.
우리는 때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누군가에 대하여, 어쩌면 전혀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언제나 상대를 판단하고 기억하는 건 오로지 각자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
문제남, 제리 패드...이 남자가 궁금하면 이 책을 펼쳐 주시길!!!
p.11
다양성은 각자의 사적인 드라마 속에 있었다.
p.30
시작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느 하나를 택하게 되는 이유는 그것이 다른 것에 비헤 뒤이어 일어난 일을 더 이치에 맞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p. 159
마치 방 안에 함께 있는 사람 하나가 감정이란 감정은 모두 독차지하고 있을 때 그러하듯, 난 공허하고 무감각한 중립상태에 빠진 느낌이었다. 이 순간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p.204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갈등이라는 것에도 자연적인 수명이 있다. 죽어가도록 가만히 내버려 둬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아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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