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 노통브의 1992년 데뷔작.
스물두권의 소설을 내놓은 대문호 프레텍스타 타슈.
83세의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지만, 비만에 몸도 건강하지 않고 세상에 모습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그가 암에 걸려 두달뒤쯤 사망하게 될 거라는 소문이 돌면서 전세계 기자들이 몰려들게 되나 소수의 기자들에게만 인터뷰가 허락되게 된다.
그가 걸린 병은, 한 세기 전에 '강간 및 살인죄로 감옥살이를 하던 여남은 죄수들'에게서 그 증세가 발견된 뒤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춘 "엘젠바이베르플라츠 증후군"이라는데...
타슈는 다섯명의 기자와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마지막 한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타슈의 미완성 작품 <살인자의 건강법>의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p. 65
사심없는 친절의 본질은 알아보기 힘들다든가 알아볼 수 없다든가 보이지 않는다든가 예상할 수 없다든가 하는 것이거든...드러내놓고 베푸는 선행은 사심 없는 선행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
p. 76
난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처럼 책을 읽을 거라고 생각했소. 나는 음식을 먹듯 책을 읽는다오. 무슨 뜻인고 하니, 내가 책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책이 나를 구성하는 것들 안으로 들어와서 그것들을 변화시킨다는 거지.
p. 93
입술은 두가지 역할을 하오. 첫째, 말을 관능적인 행위로 만들어 준다오. 한데 그보다 더 중요한게 있으니 그게 바로 입술의 두번째 역할이라오, 말해서는 안되는 것을 말하지 못하도록 입을 다물게 해준다는 거지.
p.246
어쩌면 그렇게 삶에 집착할 수 있소? 삶이 뭔지도 모르면서?
2020/09/30 - [북리뷰/문학반] - 아멜리 노통브 <푸른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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