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문학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킬박사와 하이드>

나에대한열정 2020. 9. 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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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원서인척하는 한글판! ^^


읽는 중간중간...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생각났다. 내가 한 행동인 것을 아무도 모른다면? 내 얼굴에 내가 한 행위의 결과들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아무런 거리낌없이 무슨 행동이든 할 수 있을까......뜬금없이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언제 발표했지? 궁금했다. 찾아보니 1891년!


산업혁명이후 빅토리아 시기의 영국은 경제적 부흥에 이은 겉치레와 체면존중, 도덕성을 강조하기에 이르렀다가, 19세기 후반에는 가치관의 쇠퇴로 퇴폐의 시기에 접어든다. 이런것들이 문학속에 그대로 드러나니 어찌 괜찮은 작가의 작품들이 쏟아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


p. 112

내가 지금의 이 모습이 된 것은 특별한 타락때문이라기보다 이처럼 높은 지위를 열망하는 나의 본성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이중성격을 나누기도 하고 결합하기도 하는 선과 악의 영역에 관한 한, 나에게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훨씬 깊은 간격이 있었다.

p. 119

그 약의 효능은 차별적이 아니였다. 그것은 사악하지도 않았으며 신성하지도 않았다. 단지 그것은 나의 본성을 가두고 있는 감옥의 문을 열 뿐이었다. 그러자 그 안에 있던 것들이 필리피의 죄수처럼 도망 나온 것이다. 그때 나의 미덕은 잠들어 있었지만, 욕망에 젖어 늘 깨어 있는 악은 재빨리 탈출의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 그래서 튀어나온 것이 에드워드 하이드였다.

p. 131

모든 일에는 끝이 있다. 아무리 큰 그릇이라도 언젠가는 채워진다. 악마의 본성에 이렇게 간단하게 굴복한 것이 결국에는 내 영혼의 평형을 무너뜨렸다. 그래도 나는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 이 타락도 내가 약을 발견하기 전의 옛날로 돌아간 것처럼 당연하게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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