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벨에포크, La belle epoque (2020)
드라마, 코미디, 프랑스, 115분
개봉: 2020. 05 20
감독: 니콜라스 베도스
주연: 다니엘 오떼유(빅토르 역), 기욤 까네(앙투안 역), 도리아 틸리에(마르고 역), 화니 아르당(마리안 역)
빅토르는 신문에 정치인 캐리커쳐를 그리던 만화가였으나, 그 종이신문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바뀌게 되자, 하던 일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그는 기계화된 사회에 그대로 따라가고 싶지 않다. 심지어 핸드폰도 쓰지 않는다. 이런 성향을 이해할 수도 없고, 너무 다른 아내 마리안은 빅토르와 계속 부딪히게 된다. 결국 말다툼이 심해지고 빅토르는 내쫓기게 된다. 사실 마리안에게는 만나는 남자가 있다. 그것도 빅토르를 회사에서 내쫓은 편집장인 프랑수아.
빅토르는 모르는 척, 프랑수아를 찾아가서 요즘도 바람피냐고 묻는다. 지금은 안 한다고 말하자, 그럼 바람피울 때 쓰는 원룸을 내가 좀 빌리자고 하고, 프랑수아는 알았다고 한다.
마리안은 아들에게 네 아버지랑 헤어졌다고, 그리고 만나는 사람이 있는데 같이 살거라는 말을 너무 당당하게 밝힌다. '금지된 것의 허용에서 기쁨의 감정이 나온다'는 프로이트의 말까지 인용하며 말이다. 아들은 어이없어하면서도 엄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있던 빅토르는 아들에게서 선물이라고 받았던 초대장을 본다. 그 초대장은 과거를 재현하는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는 앙투안이 아들과 함께 마련한 것이라고 쓰여있다. 빅토르는 회사를 찾아가서, 1974년 5월 16일, 리옹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그때 만난 사람을 참으로 좋아했었다고.
70년대의 어떤 점을 좋아하냐는 회사직원의 질문에 빅토르는 이렇게 말한다.
"부자든 가난하든 진보든 보수든 다 어울렸죠. 경제 얘기 안 하고, 이민자를 보호했고, 종교인들은 덜 시끄러웠죠. 식탁에선 핸드폰 대신 대화를 했고. 그리고 나도 더 젊었죠."
과거를 재현하는 이 회사는 영화의 세트장처럼 원하는 모든 조건을 맞춤형으로 만든다. 그리고 거기에 참여하는 배우들도 모두 그 시대나 상황의 조건에 맞춰 연출된다.
빅토르가 만나고 싶어 했던 오래 전 그 여인은, 삶은 달걀에 설탕을 찍어 먹고, 베르가못 향의 향수를 쓰며, 불안하면 다리를 심하게 흔들어 지진을 일으키는... 바로, 아내 마리안이었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하는 마르고에게 빠지게 되는데...그러면서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한다.
예전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한 시간 동안 흐르던 노래. 영화 끝날 때 나오는 노래.
Dionne Warsick의 "(There's) Always something there to remind me."
빅토르가 카페(세트장)로 향할 때 나오는 노래.
The Monkees의 "I'm a Believer(2006 remaster)"
마르고가 빅토르에게 인사하고 자리를 뜨기 전에, 노래 부르는 사람이 등장하면서 흐르는 음악.
Quin Tango의 "Por una cabeza"
마르고가 춤출 때 나오는 노래.
Baccara의 "Yes, Sir. I can boogie."
빅토르가 다시 일하는 장면과 세트장에 있는 모습이 교차되면서 나오는 노래.
Alain Souchon "J'ai dix ans"
빅토르가 마르고를 찾아갔다가 나와서 홀로 걸을 때 흐르던 노래.
After all의 "And I will follow"
내용을 이렇게만 쓰다 말아서, 무언가 이상하게 흐를 듯 하지만, 가슴이 찡해지는 영화다. 이렇게 끊어놔야 좀 보고 싶지 않을까? 나오는 노래들도 너무 좋고, 나름의 생각들도 하게 하고, 정말 볼만한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본 영화(1~2월에 본 영화가 100편정도 되는듯한데) 중에 제일 좋았다. 다시 한번 보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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