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리뷰

(영화) 룸, ROOM (2015)

나에대한열정 2021. 7.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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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 ROOM (2015)

 

드라마 / 아일랜드 / 118분
개봉: 2016. 03. 03(재개봉 2021. 04. 22)
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
주연: 브리 라슨(조이 역), 제이콥 트램블레이(잭 역)

 

이 영화는 엠마 도노휴의 소설 <룸>을 영화화한 것이다. 작가 엠마 도노휴는 24년간 친아버지에 의해 지하 밀실에 갇혀 그의 아이를 낳은 여성의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소설 속에서는 17살 소녀(조이)가 어떤 남자(닉)에게 납치되어 창고가 개조된 방에 감금된 채 7년간 이곳에 살고 있고, 그녀에게는 5살 난 아들(잭)이 있다. 

 

창고는 창문도 없고, 천정으로 햇빛이 조금 들어올 수 있는 공간 (어린 잭의 표현으로 '햇빛구덩이')이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기본적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물품들만 남자가 가져다준다. 문 앞 뒤로 비밀번호를 눌러야 출입이 가능하게 설치해놓고, 자신이 문을 나갈 때는 뒤돌아 서 있으라고 하고. 닉이 이 '룸'에 오는 날에는 잭은 작은 옷장 안에서 문을 닫고 잔다. 조이는 잭에게 닉이 왔을 때는 절대 나오면 안 된다고 한다. 닉의 손이 잭에게 닿는 것이 싫은 것이다. 혹시라도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 아이에게 깨어있는 척도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잭이 보는 세상에 살아있는 건 엄마와 (옷장 문틈으로 보이는)닉뿐이다. 그리고 나머지 모든 것은 텔레비전 속의 존재들이다. 강아지와 고래, 심지어 나뭇잎조차 아이에게는 실제하는 세상이 아닌. 그래서 조이는 결심을 한다. 자신의 아이에게 진짜 세상을 보여주기로 말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뜨거운 물에 적신 수건을 갖다 대서 아이의 몸에 열이 나는 것처럼 꾸미고, 닉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기를, 그러면 그곳에서 도움을 요청해보자고 아이와 계획(?)을 했지만, 닉은 항생제를 사다 주겠다면서 가버린다. 조이는 잭에게 죽은 것처럼 하자고 하고, 아이를 매트 같은 것에다 둘둘 만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닉이 데리고 나가서 차에 태우면, 차가 멈추는 순간 돌돌 말린 것을 펴고 나와서 도망치라고 한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무조건 도와달라고 하라고. 처음 엄마와 떨어져 보는 잭은 처음에는 강하게 거부하다가 엄마의 말을 듣기로 한다. 닉이 오자마자 조이는 소리 지르며 아이가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건드리지도 말라고, 좋은 곳으로 데려가 달라고만 한다.

 

달리는 차에서 처음으로 보는 모든 것들이 신기하기만 한 아이. 그러다 차가 천천히 달린다 싶을 때 뛰어내리지만, 닉이 속았다는 것을 알고 잭을 붙잡는다. 다행히 지나가던 사람이 그 모습을 보게 되고, 아이가 도와달라는 소리를 하자 그 사람은 경찰을 부르겠다고 한다. 닉은 아이를 버려두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가버린다. 

경찰이 오자, 아이를 처음 봤던 사람은 빨간 픽업트럭을 운전하는 남자얘기를 해준다. 아이는 공포에 질려 아무 얘기도 못하다가, 경찰에게 룸에 살았던 것, 창고가 개조된 것이라고 엄마가 들려준 얘기, 엄마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했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로 천천히 차가 갈 때 차가 확 돌고 나서 섰고, 그때 뛰어내렸다는 이야기를 한다.

 

경찰은 무전기로 도움을 청한다. 엘름지역 남부 비치 교차로 지나 신호 세 번 받고, 천정에 구멍이 있는 창고, 빨간 픽업트럭을 위성으로 찾아달라고. 그렇게 해서 아이와 엄마는 다시 만나게 되고, 그들은 병원으로 이송된다. 

 

병원에서는 그들이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지 병원에 더 있기를 권하지만, 조이는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가서 지내고 싶다고 한다. 조이를 찾은 기쁨에 너무나 좋아하는 부모님. 그러나 그들이 차를 타고 그들을 위해서 마련된 집에 도착했을 때는 마당 가득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들을 환영하는 것인지, 구경하러 온 것인지.

처음으로 같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자리. 조이의 아버지는 잭을 보려고도 만져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고 한다. 자신의 아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에게 화가 나는 조이.

과거에 친구들과 찍었던 사진들을 보면서도 그들은 아무일없이 살았을 거라고 말하며 소리 없는 울음이 터지고...

 

하긴, 그냥 별일 없이 살았을 거야!

 

 

그들의 사건은 소송으로 진행이 된다. 집에 들린 변호사는 황금시간대 인터뷰는 큰돈이 들어온다는 얘기도 한다.

 

조이는 처음 며칠은 편안하게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이 그렇게 사는 동안 자신의 부모님들은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았을 거라는 생각, 그리고 엄마가 착해야 한다는 말만 안 했어도 자신이 아픈 개 핑계를 대는 남자를 따라가지는 않았을 거라는 원망, 그 모든 것이 분출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인터뷰를 하기 시작하는 조이.

인터뷰에서 잭이 크면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거냐는 질문에 잭은 그 남자의 아이가 아니라고 한다. 누구의 애도 아닌 내 아이라고. 그러나 생물학적으로는 맞는 게 아니냐는 말을 듣게 되고. 

잭을 낳았을 때, 잭이라도 자유롭게, 평범하게 살 수 있게 아이를 병원에 놔두고 올 생각은 안해봤냐는 질문도 받는다. 아이에게는 그게 최선일 수도 있지 않냐고 말이다.

(정말 이 부분에서는 내가 조이가 된 거 같았다. 무언가로 한방 세게 얻어 맞은 느낌. 내 아이니까, 나랑 같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 아니, 다른 걸 생각해 볼 수나 있었을까. 하지만 사회의 시선은 그렇지 않았다. 다른 이의 평가에는 그런 엄마의 태도가 이상할 수도, 이기적일 수도 있구나 하는......)

 

조이는 그 날, 화장실에서 자살시도를 한다. 그리고 병원으로 이송된다. 한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조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잭에게 설명하는 할머니. 그동안 잭은 자신의 머리카락이 '힘 샘'이라면서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다. 그런데 할머니한테 머리카락을 잘라달라고 한다. 지금은 엄마한테 힘이 필요한 거 같다면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보내줘야겠다고 말이다. 

 

 

누구나 서로에게 힘을 주는거야. 혼자 강한 사람은 없단다. (할머니가 잭에게 하는 말)

 

 

잭은 이제 함께 공놀이를 할 수 있는 친구도 생겼다. 조금씩 그 나이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생활을 찾아가는 아이.

 

어느 날, 잭은 조이에게 '룸'에 가보고 싶다고 한다. 경찰과 함께 룸에 가보는 잭과 조이.

여기가 룸이 맞냐고, 작아진거 같다고 표현하는 잭. 처음 할머니가 너무 좁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표현했었다. 끝에서 끝까지 반복해서 뛰면 된다고. 세상에 나온 잭에게 이제야 이곳이 제대로 보이는 것이다. 

 

잭은 남아있는 물건 하나하나를 만지면서 작별인사를 한다. 무언가 끝맺음을 해주는 거 같아서 참 좋았다.

눈 내리는 그곳을 나오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조이 역을 했던 브리 라슨은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를 보면 왜 그녀가 받을 수 있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아이의 눈을 통해 전해지는 내레이션이 참으로 좋았다. 분명히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하는 영화이지만, 아이의 시선이 너무나 건강하여 행복하기도 했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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