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저는 죽어야 한다 (2012)
드라마 / 이탈리아 / 77분 / 12세 관람가
개봉: 2013. 05. 02
감독: 파울로 타비아니, 비토리오 타비아니
주연: 살바토레 스트리아노(브루투스 역), 지오반니 아르쿠리(시저 역), 코시모 레가(카시우스 역)
연극을 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
이 영화는 실제 로마 레비비아 교도소의 엄중 경비동에 있는 수감자들이 배우가 되어 촬영을 한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마약밀매, 카모라 조직 관련 범죄, 마피아 법 위반, 살인 등으로 십몇년에서 종신형까지 받은 사람들이다. 6개월 전, 교도소의 교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연극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한다. 실제 배우를 뽑듯이 오디션을 보고,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합격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중요한 인물을 담당해야 할 사람들을 정해준다. 그리고 그 사람들 중 한 명이 연주하는 하모니카 소리를 배경으로, 중요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범죄를 저질러서 몇 년형을 받고 이곳에 있는 것인지 스틸컷처럼 지나간다.
연극은 셰익스피어 희곡 <줄리어스 시저>의 내용으로 브루투스가 대의를 위해 시저를 죽이는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진행된다.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에 빠져 대본을 외우고 연습하는데, 역할연습을 하는 부분이 그들의 실제 수감생활과 겹쳐서 보이기도 하고, 대본의 대사 사이에도 그들의 일반적인 얘기가 오고 가기도 한다.
그중에 브루투스의 역을 맡은 살바토레는 그 누구보다도 역할에 심취하여 너무나 열심히 연습을 한다. 그러다가, 시저를 암살할 계획을 짜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행동을 멈춘다. 대사가 생각 안 나서 그러냐고 묻는 연출자에게 자신이 이곳에 오기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한다.
"그의 가슴을 찢지 않고 마음을 없앨 수 있다면..."
내 친구의 얼굴이 눈앞에 보였거든요. 같이 밀수담배를 길 양편에서 팔았죠. 그날밤 어떤 양아치를 친구가 손봐야 했는데, 갑자기 내 앞에 서더니 브루투스처럼 말했어요. 말한 건 달랐지만 뜻은 똑같았죠. 동네 사람들이 그걸 듣고 허풍선이라면서... 다들 말했어요. 나도 같이 놀려댔죠. 그게 마음이 아파요.
그런 그의 행동을 보던 카시우스 역의 코시모는 비웃는다.
"괴로워? 뭐가? 배신, 살인 이런거 다들 익숙하잖아. 새삼 왜 그래?"
그랬던 그가, 영화의 마지막에는 이렇게 바뀐다.
"예술을 알고 나니 이 직은 방이 감옥이 되었군."
20년을 이곳에서 살았고, 그 동안은 아무런 느낌도 없었던(?) 코시모가, 종신형으로 죽을 때까지 이곳에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자각은 어떤 마음으로 다가왔을까. 상상이나 되는 일일까......
위의 포스터에 보이듯이, 그들이 연극을 하고 있을 때는 영화가 컬러로, 그리고 실제 수감자로 생활하고 있을 때는 흑백으로 보인다. 이 극명한 대비가 보여주는 느낌이 얼마나 이상한 느낌을 주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영화의 시작과 끝부분에 그들이 연극을 마치고 다시 자기가 있어야 하는 이중 철문의 독방으로 들어가서 문이 닫히는 장면은 참, 뭐라 표현하기가 힘들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으로 이런 글귀들이 보인다.
코시모(카시우스 역) 종신수의 자서전을 출간.
살바토레(브루투스 역) 사면 출소 후 배우로 활동 중.
지오반니(시저 역) '내안의 자유'란 책을 출간.
조금의 다른 만남,
조금의 다른 선택,
조금의 다른 환경,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삶이 참 많이 바뀌지 않을까 라는 생각. 그런 아픔이, 안타까움이 남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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