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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로운 영혼이 느껴지는. 트루 시크릿 (2018)

나에대한열정 2021. 9.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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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시크릿 (2018)

드라마, 멜로, 미스터리 / 프랑스 / 102분 / 청불
개봉: 2019. 10. 03
감독: 사피 네부
주연: 줄리엣 비노쉬(클레르 미요 역), 프랑수아 시빌(알렉스 첼리 역), 니콜 가르시아(캐서린 부어만 박사역), 귀욤 고익스(뤼도 역)

 

한 번 보면, 이상한 여자가 나오는 영화로

두 번 보면, 이상하게 끌리는 영화로

세 번 보면, 나도 이상할 수 있다고 이해되는 영화로 남는다.

 

 

물속에 잠긴 채,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의 여자 얼굴의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녀의 이름은 클레르 미요. 50대의 불문과 교수이고, 이혼을 했고, 두 아들이 있다. 

 

심리 상담을 받던 클레르는 담당 선생님이 바뀌게 된다. 기존 선생님이 아니니, 어디서부터 다시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을 하다가 '뤼도'이야기부터 하겠다고 한다. 뤼도는 클레르가 만났던 젊은 남자이다. 어느 주말, 같이 있기로 해놓고, 일정이 생겼다면서 관계만 갖고 택시를 불렀다면서 가자고 한다. 클레르는 기분이 상했지만, 어쩌지는 못한다. 이후에 뤼도의 집에 전화를 거니 알렉스가 전화를 받았다. (알렉스는 뤼도가 사진작가라고 이야기해준 적이 있는 친구다.) 뤼도를 바꿔달라고하면서 클레르라고 말하지만, 뤼도는 클레르를 모른다고 말하고, 알렉스는 조금 전에 나갔다면서 전화를 끊는다. 어이없어하는 표정의 클레르. 

 

저 같은 사람에게는 SNS는 난파선이자 똇목이에요.

 

 

클레르는 뤼도에게 페이스북으로 친구 요청을 한다. 그러나 받아주지 않는다.(Ludo n'a pas accepte votre invitation.)

페이스북의 뤼도의 사진에서, 전화를 받았던 알렉스를 보게 된다. 클레르는 24~25살로 나이 설정을 하고 '클라라'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계정을 만든다. 그리고 알렉스에게 친구 요청을 한다. 처음에는 알렉스에게 관심이 있었던 게 아니라, 알렉스를 통해서 다시 뤼도와 연락을 하는 게 목적이었다. 알렉스는 바로 친구 수락을 했고, 그들의 대화가 시작된다. 

 

"초록색 불이 켜져 있으면 상대방도 지금 화면을 보고 있다는 거죠. 나랑 똑같아요."

"그 초록불을 보면 기분이 어떠셨어요?"

"안정되죠. 천식 호흡제처럼 호흡이 편해져요. 흥분되고."

 

 

클레르는 친구들 모임 같은 곳에서 알렉스랑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는데, 그녀의 표정이 들떠있는 것을 보고 누군가 무슨 일이 있는지 묻는다. 

 

A(남자): 연상녀 놀이하려고?
클레르: 놀이 아니야. 진지해.
B(여자): 여자가 연상녀면 어린애 만나는 남자는?
A(남자): 그냥 남자지.
B(여자): 남자가 어린애 만나는 건 늘 그렇게 당연하지.
A(남자): 그렇게 비교하면 안 돼. 차원이 다르잖아.

 

 

클레르는 자신의 강의시간에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을 인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나의 삶은 아주 빨리 너무 늦어버렸다. 18세에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18세에서 25세까지 내 얼굴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변했다. 남들도 그런지 물어본 적은 없다. 하지만 누군가 시간이 후려친다고 말한 거 같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젊고 축복받은 날을 보낼 때."

 

 

클레르는 알렉스와 대화를 이어가고, 전화통화도 하게 된다. 알렉스는 클라라의 존재를 궁금해하고, 얼굴을 보여달라고 하지만, 클레르는 다른 사람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자신이라고 한다. (처음에 상담할 때는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사용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자신의 조카의 사진을 썼다고 이야기한다. 카트린 의사는 알렉스가 당신을 떠올릴 때 그 여자를 떠올리게 될 텐데, 그게 상관없냐는 질문을 하지만, 클레르는 자신의 말과 생각, 그런 건 모두 자신이니까 괜찮다고 한다.)

 

알렉스는 두 달 동안 인도를 갔다가 돌아오면서 클라라가 있는 곳으로 오고 있다고 연락을 한다. 이제는 봐야겠다고. 클레르는 알렉스가 오고 있는 곳을 향해 가지만, 끝내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전화를 해서, 사실은 자기가 동거하고 있는 다른 남자가 있다고, 그리고 그 남자와 브라질을 갈 거라고 거짓말을 한다. 이후에 알렉스를 잊지 못하던 클레르는 다시 알렉스와 연락을 하기 위해 계정을 찾아보지만 이미 계정이 삭제된 상태였다. 이번에는 알렉스를 찾기 위해 뤼도를 직접 찾아간다. 알렉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뤼도와의 대화중에 사진작가 알렉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알렉스가 페이스북에서 이상한 여자를 알게 되었고, 결국은 그 여자에게 상처를 받아서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알렉스의 상황을 들은 클레르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영화를 보실 분은 아래 포스터 이후의 내용은 보지 말고 영화를 보시길.

 

그렇게 상담을 받던 클레르는, 의사 카트린에게 두꺼운 종이 더미를 건넨다. 읽어보라고.

 

거기에서는 상담받을 때 내용과는 전혀 다른 전개가 시작된다. 클레르는 알렉스를 그대로 놓칠 수가 없어서, 알렉스에게 자신의 모습 그대로 접근을 한다. 뤼도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알렉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새로운 책이 얼마 있으면 출간되는데, 그 책에 넣을 사진이 필요하다면서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알렉스와 사진을 찍는 것을 계기로 그들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리고 나름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된다. 클레르는 자신이 연기했던 클라라가 아니라 정말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 주는 알렉스에게 깊이 빠지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알렉스로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고백을 듣게 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난 당신의 목소리가 너무 좋다고 말이다. 알렉스는 클레르에게 빠진 것이 아니라, 아직도 잊지 못하는 페이스북의 클라라의 목소리 때문에 클레르에게 빠지게 된 것이었다. 자신이 아니라 클라라였다는 사실에 감정이 폭발한 클레르는 예전에 알렉스와 연락했던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남긴다. 아직 너를 잊지 못하니 다시 연락하고 싶다고 말이다. 그 메시지를 알렉스가 보게 되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클레르는 알고 싶었던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다면, 목소리만의 문제가 아닐 테니까. 밖에서 같이 있던 클레르는 알렉스로 하여금 영화가 보고 싶다면서 핸드폰으로 확인하게끔 만든다. 핸드폰을 보던 알렉스의 표정이 굳더니, 잠시 옷 좀 가져오겠다고 하고 자리를 뜬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서 알렉스는 클라라에게 전화를 건다. 그런데 방 안에서 벨이 울리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알렉스는 소리가 있는 쪽으로 가고, 그곳에서 핸드폰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과 주고받았던 내용들도 다 보게 되고, 클레르가 클라라였던 것도 알게 된다. 알렉스는 절망과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클레르에게 다가가는데, 클레르는 카페 밖으로 뒷걸음질 치다가 지나가던 차에 치이기 된다.

 

그렇게 클레르가 의사 카트린에게 전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카트린은 클레르에게 왜 모든 결말이 이러냐면서. 이야기라도 좀 행복한 결말로 쓸 수 없었냐고 묻는다. 어쩌면 자신의 거짓말 때문에 죽은 알렉스 대신 자신이 죽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클레르의 내면이 그대로 보이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의사 카트린은 뤼도를 찾아간다. 그런데 뤼도에게서 자신이 클레르에게 들은 사실과는 다른 것을 듣게 된다. 사실 뤼도는 알렉스가 페이스북에서 연락하는 여자가 클레르였다는 것을 얼마 지나서 알게 된다. 그런데 알렉스가 정신못차리고 빠져드는 것을 보자, 뤼도는 그들의 사이가 연결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 클레르가 찾아왔을 때,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알았고, 그래서 일부러 클레르에게 알렉스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카트린은 다음 상담시간에 클레르에게 진실을 이야기해준다. 알렉스는 죽지 않았다고. 잘살고 있고, 얼마 전에 아이 아빠도 되었다고 말이다. 뤼도가 거짓말을 한 것이니, 알렉스가 죽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라고 말이다. 단지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한 의사의 진실 전달은 클레르에게 또 다른 욕망을 던져줬을 뿐이었다. 클레르가 알렉스와 전화를 주고받았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고 신호음이 가는 상태에서 영화는 끝이 난다.

 

 

자막올라갈 때 나오는 음악

Ibrahim Maalouf "Celle que vous croy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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