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투 비 브루 Born to be blue (2015)
드라마 / 미국, 캐나다, 영국 / 97분
개봉: 2019. 06. 09
감독: 로버트 뷔드로
주연: 에단 호크(쳇 베이커 역), 카르멘 에조고(제인, 일레인 역), 칼럼 키스 레니(딕 역)
Chet Baker - My Funny Valentine
Chat Baker - Bone to be blue
Chet Baker&Paul Desmond "Autumn Leaves"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쳇 베이커의 노래와 연주를 먼저 올려본다. 이 영화는 쳇 베이커에 대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실제 쳇 베이커의 노래와 연주, 에단 호크의 노래와 연주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물론 에단 호크의 표현대로 자신이 몇 년을 연습 한다한들 쳇 베이커를 따라 할 수 없다는 표현이 맞겠지만, 에단 호크만의 느낌도 너무너무 좋다. 편견이라 해도, 편애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쳇 베이커는 포크의 밥 딜런이 대세이던 시기에, 재즈가 꺾이고 있던 시기에, 흑인들의 재즈에 도전장을 내민 백인 재즈 트럼페터이다. 전설적인 재즈 아티스트인 찰리 파커가 인생의 롤모델이었던 쳇 베이커는 많은 것을 따라 한다. 심지어 약까지 말이다.
영화는 쳇 베이커가 감옥안에서 트럼펫의 환상을 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약물중독으로 감옥에 들어가 있던 쳇은 영화감독에 의해 보호관찰대상으로 해서 나오게 되고, 자신의 인생을 다룬 영화에 출연 제안을 받는다. 그 영화에서 자신의 상대배우인 제인과 가까워지면서 이제는 조금 달라진 인생을 살아가나 싶을 때, 마약상들이 쳇 베이커를 구타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사건으로 인해 턱이 망가지고, 앞니가 거의 빠지게 된다. 그리고 영화를 찍는 것은 일단락이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쳇의 옆에 남아 있는다. 쳇은 틀니를 해서 끼워도 트럼펫을 제대로 불 수가 없다. 좀 소리가 나는가 싶어도 금방 얼굴의 뼈 부분이 아파온다. 그러나 쳇은 피를 토하고, 얼굴을 비비면서도 트럼펫 부는 것을 계속한다. 예전의 연주는 아니지만, 덜 어색한 소리를 낼 수 있을 때 피자 파는 가게에서 연주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곳에서 연주하는 것만으로는 보호관찰의 대상이 계속될 수 없다고,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쳇은 예전에 자신의 공연을 담당했던 딕을 찾아간다. 거절당하고 돌아온 쳇을 위하여 제인이 다시 한번 찾아가고, 그렇게 쳇은 딕의 다른 연주자들과 연습을 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좀 지나서, 쳇은 예전에 연주하던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또다른 자신만의 색을 찾게 된다. 딕은 다른 재즈 관계자들을 불러서, 쳇의 공연을 보여준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의 데뷔 무대이자 뉴욕 최고의 재즈클럽인 '버드랜드'에 복귀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David Braid "Once Away"
"Bowling Alley Boogie"
"Born to be blue"
사실 쳇 베이커는 노래나 연주는 너무 좋지만, 인간적으로 착한남자나 모범이 되는 사람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에 그의 전기가 번역되어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어디서부터 쳇을 두둔해 나가야 할까. 그러나 무엇으로부터 이해를 받을 수 있을까.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벨트로 맞을 정도로 사랑보다는 폭력이 난무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한평생 아버지에 대한 애착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살아간다. 많은 시간을 유럽에서 지내고서도 결국 죽은 뒤에는 미국 아버지 무덤 옆에 묻히길 원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영화에서 쳇의 상대역으로 나온 제인이나, 공연을 담당했던 딕이나 쳇이 다시 일어서는데 자신들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그런것들이 느껴진다. 실제로 쳇 주위에는 그런 생각을 했던 사람이 더 많았을 테지만 말이다.
영화가 모두 끝나고 나면, 감독과 배우들이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에단 호크가 이런 말을 한다.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이라고 말이다. 그래, 정말 그렇다.
비가 앞이 안보이게 쏟아지는 이 밤... 에단 호크의 노래와 연주는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
영화의 끝부분. 마음이 참으로 짠해지는...
※ 에단 호크의 다른 영화
2021.02.18 - [무비리뷰] - 남자의 발등에 까치발로 서서 부르스 추고 싶게 하는 영화,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의 이야기, 내 사랑(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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