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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국의 사생활(주원규/네오북스 출판사)

나에대한열정 2024. 4. 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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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제국의 사생활》


이 책은, 드라마 <또 오해영>, <금수저>의 송현욱 감독이 영상화하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고 표현해서 궁금해진 작품이다.

내용은 어떻게 보면, 그냥 흔하게 드라마속에 보여지는 재벌기업들 안의 권력싸움, 그들만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로 인해 주위에 벌어지는 것에 대한 다른 시선은 없다. 그래서인지 걸림없이 술술 책장이 넘어가는 책이다. 그런데, 과연 무엇이 송현욱 감독을 자극했을까.

그러다 문득, 내가 너무나 당연시 했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개인이 맨손으로 시작해서 이뤄놓은 기업일지라도 그것이 자식들에 의해 그냥 되물림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당연한 것인가. 그들의 행위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걸려있고, 사회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라면 그건 또 다른 문제가 아닐까.

되물림되는 자리에 앉을 사람이 자격없다는 이유로, 그 자리를 힘과 결탁해서 차지하는 자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 그건 정당한 것인가. 그럴수도 있다고 넘어가줄 수 있는 부분인가. 어떻게 보면 방향이 조금 다른 야욕에 불과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p.205)
소설의 제목에서 '제국'은 창업주들이 기업을 국민과 사회의 공공자산으로 생각하지 않고 권력강화의 수단으로 본다는 점을 상징하고, '사생활'은 권력을 사유화한 이들의 행태가 최소한의 공공성을 잃어버린 채 사적 이익을 위해 남발하는 점을 꼬집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p. 87
서로 알면서도 밝히지 않고 넘어가면서 서로의 마음을 넘겨짚는 거야. 그게 사람과 사람의 대화라고.


p. 106
여전히 언론은 비정하거나 적당히 비겁했다. 경제지는 주식의 폭락과 주가 변동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 봐도 언론은 주변의 이해관계에 따라 기사의 논조가 너울거렸다.


p. 180~181
"질문하는 거 싫어하는 거 알지만, 하나만 물어볼게. 지금 저기 있는 애들의 치명적 약점을 수집하고 있는 나하고 당신은 과연 애일까, 늙은이일까?"
"내가 그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을 거 같아?"
"그럼 내가 알려줄게. 당신은 분명 늙은이야. 왜 그런 줄 알아?"
"왜?"
"지킬 게 너무 많거든."


p. 191
삼 남매에게 아버지 장대혁이 안겨다준 진실은, 세상은 가장 원초적이고 예측 불허한 방식으로 나아간다는 것이었다. 비극으로 펼쳐질지, 희극으로 펼쳐질지 가늠하는 것 역시 어처구니없게도 당사자의 몫이었다.



#제국의사생활 #주원규 #협찬도서 #네오픽션시리즈 #네오북스 #자음과모음출판사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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