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문학반

모드 쥘리앵 <완벽한 아이>

나에대한열정 2020. 12. 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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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 쥘리앵 <완벽한 아이>


책 앞부분에 김영하씨의 추천사가 있다. 그 끝부분에 "그 어떤 출구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갇혀 있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쓰여있다. 난 솔직히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 사실 추천하고 싶지 않다. 책중간부터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이 작가의 실화라는데...이 작가는 지금 잘 살고 있다는데...그건 읽는 난 너무 너무힘들다. 내게 일어난 일도 아니고, 내가 겪을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닌데도 온 몸으로 느껴지는 이 고통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되짚어 보는 게 괜찮았을까, 속에 가둬 두고 살았던 이 마음들을 쏟아부어서 스스로에게는 무언가 위안이 됐을까. 모르겠다. 


말 못하는 동물로부터 위안을 받고, 문학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그래, 그랬다고 하자. 아니, 그럴 수 있었을까. 시간이 흐르고 보니,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던 것들이 그거라고 에둘러 포장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렇게라도 위로 받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작가에게는 미안하다. 내가 너무 비뚤어졌나보다. 하지만 난 계속 정말 욕지기가 치밀어 오른다......아무리 봐도 정신 나간 남자에 의한 아동학대로밖에...


이렇게 힘들게 살아온 나도 지금 잘 살고 있으니 희망을 가지라는 것인가. 솔직히 난 다른 희망을 갖고 싶다. 


읽으면서 욺겨서 타이핑을 해볼까하고 인덱스를 붙여 놓은 곳들이 있었다. 책을 덮으면서 하고 싶지 않아졌다. 더 보고 싶지 않다...(그런데, 다른 이들의 서평을 보니...모두 호평이다. 나만 이상한가. 나만 힘들었나. 점수마저 10점만점에 10이다. 이건 뭐지. 난 버리고 싶은 책인데...)



1936년, 루이 디디에는 34살의 대단한 성공을 거둔 남자이다. 그는 릴의 피브 지역에 사는 한 광부를 찾아가 여섯살짜리 막내딸(자닌)을 자기에게 맡기라고 제안을 한다. 부족한 것 없이 잘 살게 하고, 교육도 받게 하고, 안락한 삶을 누리게 하겠다고. 단, 그 아이와 평생 만나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부족한 것 없이 교육을 받게 하고 살게 한다. 그 아이가 다 자라서 자신의 아내가 될 때까지. 그리고 자기에게 딸을 낳아줄 때가 되었다고. 태어날 날짜까지 정해준다. 

그리고 금발의 여자아이가 태어났고, 그 아이가 태어나고 3년 뒤에 넓은 집 한 채를 구입하고, 거기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딸아이를 교육(?)시킨다. 디디에의 부인이 된 자닌은 사실 이렇게 태어날 아이를 교육시키기 위해서, 갖가지 교육을 받은 것이다. 그녀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남자가 "계획한" 완벽한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도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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