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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프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이야기,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2008)

나에대한열정 2021. 3. 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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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2008)

 

드라마, 멜로, 로맨스 / 미국, 독일 / 123분
개봉: 2009. 03. 26
감독: 스티븐 달드리
주연: 케이트 윈슬렛(한나 역), 랄프 파인즈(마이클 역), 데이빗 크로스(어린 마이클 역)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영화는 1995년의 현재와 1958년부터 시작되는 과거로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1958년, 서독 노이슈타트.

한 소년이 전차를 타고가다가 내리더니, 어느 건물 옆에서 구토를 한다. 그걸 본 여자는 양동이로 물을 떠 와서 토한 곳을 씻어내고, 소년의 얼굴도 닦아준다. 그러더니 집이 어디냐고 묻고, 집 근처에 데려다준다.

소년은 성홍열이라는 병으로 몇 달간의 침대 신세를 지게 되고, 병이 거의 나아갈 때 엄마에게 누군가 도와줬었다는 표현을 한다. 병이 다 나은 소년은 꽃을 사들고 자신을 도와줬던 여자를 찾아간다. 그날, 소년은 여자가 옷을 갈아입던 장면을 보고, 순간 눈이 마주쳐 당황해서 건물을 나오지만, 그 뒤로 계속 그 여자 주위를 맴돈다. 

 

어느 날, 여자가 퇴근을 하는데, 그 소년이 기다리는 것을 보고, 밑에서 석탄을 받아오라고 한다. 석탄을 받아온 아이는 옷이며 얼굴이며 엉망이 되고, 이대로는 못 보낸다며 물을 받아주며 씻으라 한다. 그리고 그날부터 둘은 관계를 맺게 된다. 

다음날부터 학교가 끝나면 소년은 여자한테로 간다. 세 번째 만나는 날, 이름이 뭐냐고 물어본다. 그 여자의 이름은 한나. 그리고 소년의 이름은 마이클이다. 그리고 여자는 30대 중반, 마이클은 15살이다...

 

학교에서 뭐를 배우냐고 묻던 한나는, 마이클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매일마다 다른 책을 읽어주는 마이클. 그렇게 책을 읽어주고, 그들은 사랑을 한다. 

 

한나는 전차에서 차표를 검수하는 일을 했는데, 성실히 일했다면서 사무직으로 승진됐다는 소식을 받게 되지만, 좋아하기는커녕 예민해진다. 그리고 친구들의 깜짝 생일파티도 마다하고 한나의 집으로 온 마이클은 이런 한나와 말싸움을 하게 된다. 물론 화해도 하고, 사랑도 한다. 그러나 그 뒤에 한나는 말도 없이 자취를 감춰버린다.

 

상처가 너무 컸던 마이클은 누구에게도 마음을 제대로 열지 못한다. 

1966년. 하이델베르크 법대에 다니고 있던 마이클은 륄교수님 세미나의 연장선에 있는 재판 과정에 참관하게 된다. 그 재판은 유대인 학살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재판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피의자로 있는 한나를 보게 된다. 아우슈비츠 감시원으로 근무했으며, 수감자들을 이동시키는 죽음의 행진을 맡았다며, 사실여부를 확인한다. 한나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감시원이 한나가 책임자였다고 몰아가고, 보고서를 썼다고 얘기하자 재판관은 필적 대조를 하겠다면 한나에게 종이와 연필을 가져다 준다. 그러나, 그전에 자신이 했던 일이나 생각을 이야기할때는 그렇게 또박또박 말하던 한나가 필적대조를 거부하며 자신이 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때서야 마이클은 그녀가 글을 몰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항상 책을 읽어줬고, 자전거 여행할 때 식당에서도 메뉴판을 보고 마이클에게 선택하라고 넘겼던 사실들을 떠올렸다. 말하자면 그 보고서는 그녀가 쓴 게 아닌 것이다. 마이클만이 알고 있는 한나에 대한 진실. 고민하던 그는 휠교수님에게 피의자 한 명에게 유리하게 할 수 있는 진실을 알고 있다고, 그러나 그녀가 수치스러운 게 싫어서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우리의 감정이 아니야. 우리의 행동이지. 진실을 알면서도 나서질 않았다는 죄책감을 평생 지고 살아갈 텐가?"

 

이런 대답을 들은 마이클은 한나에게 면회를 간다. 그러나 들어가는 길에 생각을 바꿔 그녀를 만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다음 재판 날. 나머지 피의자 5명은 징역 4년 3개월을 받지만, 한나에게는 가중처벌로 무기징역이 선고된다. 울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마이클.

 

그는 한나에게 자신이 들려주었던 책들을 녹음해서 카세트와 함께 보낸다. 그렇게 다시 테이프의 음성으로 그를 다시 만나게 된 한나.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을 빌려서 그의 음성과 책의 철자를 대조하고 글을 익히기 시작하는데......

 

상대가 지키고 싶었던 걸 지키게 해주고, 나름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한 마이클. 그러나 마음을 어찌 열지 몰라, 굳어버리는 표정은 너무 안타까웠다. 만남이 짧았고, 그 남자의 사랑법을 알지 못한 여자로서는 다른 선택은 할 수 없었을거라는 생각도 든다.

 

녹음하는 마이클의 모습에, 간만에 가슴벅찬 사랑을 느껴본다. 

 

※ 케이트 윈슬렛의 다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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