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수현(김윤석)은 의료봉사활동에서 한 아이를 살리는데, 그 아이를 데리고 온 할아버지는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냐고 묻는다. 수현은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말을 흐리고...
할아버지는 10개의 알약이 든 병을 수현에게 건낸다.
삶은 당신이 잠들지 못한 때 벌어지는 일입니다.
알약을 먹은 수현은 30년 전의 시간속으로 되돌아가서 과거의 자신(변요한)을 만나게 되고, 사랑했던 연인 연아(채서진)를 만나러 왔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미래의 시간까지 살리기 위해, 과거의 수현과 현재의 수현은 둘만의 약속을 하게 되는데...
"괜찮아질거야"
"연아도 태호도 잃었는데 뭐가 괜찮아요?"
"꼭 해피엔딩이어야 하니? 중요한 건 이야기 그 자체인데. 남은 인생 열심히 살아야지."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볼 수 없을 땐 어떻게 해야 돼?"
"행복했던 때를 생각해. 그 사람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 그 기억만으로도 살아져."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그 사람은 내가 자기를 떠나보내는 것으로 아는데...그걸 견디며 떠나 보낼 수 있을까. 사랑하는 내 마음을 외면할 수 있을까.
인간은 이기적인 사랑을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정말 절실히 사랑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부터 느껴지는 설레임의 충족으로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
나이가 들면서, 사랑은 옮겨다니는 숙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상대가 바뀌어 숙주가 옮겨갈 뿐,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한 사랑이 아닐까. 사랑하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위한 건 아닐까.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사실은 이렇다~라고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 또한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그 사실을 알고 견뎌야 하는 이는 사실을 털어놓고 떠난 이가 아니라, 남겨진 자의 몫이니까. 어쩌면 두 번의 고통을 안아야 될지도 모른다. 본인은 사실을 털어놓아 속이 시원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누군가 나에게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냐고 물어봐 주면 좋겠다...대신 20분짜리 짧은 알약말고 다른걸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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