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101

(수성구 두산동 디저트 카페) 눈과 입이 너무 즐거운 '목련양과'

수능날 아침, 늦은 등교를 하는 작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딸아이와 에 다녀왔다. 주변 카페를 검색하다가, 맛있어 보이는 디저트 사진에 찜콩을 해두었던 곳이다. 11시 오픈하는 곳에,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11시 5분쯤? 수능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평일인 덕분인지, 아니면 아직은 손님이 없을 시간인지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난 이렇게 아무도 없을 때가 제일 좋다. 일명 핫플이라는 장소에 가면, 인테리어든, 맛이든 제대로 즐기기도 전에 사람들에게 기가 뺏기는 느낌을 참 견뎌내기가 힘들다. 이곳에서도 두 테이블에 손님이 더 들어오면서 나왔다는 건 안 비밀이다. 메뉴판은 주문하는 곳에 있었는데, 주문을 다 한 이후에 메뉴판을 좀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보고 사진을 찍었다. 너무 흔쾌히 괜찮다고 돌아오는 대답에..

끄적끄적 2021.11.19

(끄적임) 인생은, 아니 부부간의 관계는 계절을 닮았다.

며칠 전만 해도 아이랑 학교 가는 길에,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은행나무를 보며 왜 아직도 노랗게 안되냐고 걱정(?)을 했었다. 다른 나무들은 벌써 색이 바뀌고, 심지어 잎사귀들이 제대로 안 남아 있는 것도 있는데, 왜 저 은행나무는 색도 안 변하냐고 말이다. 그런데 비가 오고 날씨가 좀 쌀쌀해지더니, 조금씩 노란 잎들이 보였다. 그러더니 어느새 이렇게 황금길을 쏟아놓는다. 역시 자연은 걱정할 대상이 아니었다. 알아서 살아갈 것을...... 요즘은 계절탓인지, 계절처럼 물들고 있는 나이 탓인지, 삶을 조금은 뒤돌아보게 된다. 후회라는 것을 하는 성격은 못되는데, 굳이 표현하자면 성숙하지 못해서 부드러울 수 없었던 시기를 말이다. 동갑내기 옆지기와는 1년남짓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 분명 난 독신주의자였..

끄적끄적 2021.11.17

(끄적임) 2021년 11월의 도서목록

책을 소개하는 블로그들을 둘러보다가, 괜찮은 거 같아서 해보기로 했다. 바로 그 달의 도서목록을 올려보는 것. 물론, 완전히 똑같이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나는 매달초에 이번 달은 이런 책을 읽어야지~라는 결심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블로그들은 새로운 달을 시작하면서, 이번 달은 이런 책들을 보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 경우에는, 워낙 여러 책들을 한 번에 읽는 나름의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늘 새로 읽고 싶은 게 생기면 읽던 책을 접어두고 끌리는 책을 먼저 잡는 타입이라, 늘 의도하지 않았던 책들이 늘어난다. 그래서 한 달의 중간쯤 읽었던 책과 마무리할 책들을 올려보기로 했다. 물론 이 글을 올린 이후에도 새로운 책들이 추가될 게 뻔하지만. 새로 추가돼서 마무리가 지어진 책..

끄적끄적 2021.11.17

(끄적임) 노희경,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밤 한 자루가 왔다. 다 먹지도 못할 거면서 한솥을 삶아놓고 껍질을 벗긴다. 이 생각 저 생각 사이로, 예쁜 밤알들이 나온다. 그리고 밤을 좋아했던 누군가도 같이 나온다. 혼자만의 글을 쓰는 공간이 있다. 그곳에는 마치 비밀일기처럼 아무에게도 내뱉지 못하고 쏟아놓는 글들이 있다. 내가 직접 써놓은 글도 있고, 누군가 나에게 써주거나 보낸 글들도 있다. 잊지 않기 위해서 남겨놓은 글들도 있고, 떠나보내기 싫어 지우지 못한 글들도 있다. 어느 순간 이후로는 잠시 머물다가 빠져나오기만 하고, 더 이상 기록되지 않는 공간. 간간이 들려,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지워나가는 공간. 그렇게 마음을 매듭짓고 다독거리는 그런 곳. 이상하게 이 계절을 더 시리게 만드는 누군가의 글속에 끼워져 있던 노희경 씨의 글. 이 글로..

끄적끄적 2021.11.15

(끄적임) 마음이 으슬으슬...가을타는 여자사람.

작년까지만 해도 이맘때가 되면 자몽, 라임, 레몬, 생강, 대추, 배, 키위 등을 두세 박스씩 사서 하루 종일 앉아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다. 왜 그러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그냥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한 해를 마무리라도 하듯이 그렇게 연례행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담을 병들을 사서, 그냥 주위에 의미 없이 나눠주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고맙게도 내게 현타가 왔다.(혹시나, 현타를 정확히 인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친절한 나열정씨가 되어본다. 현타는 보통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현자타임의 준말로, 여기서 현자는 어질고 총명하여 성인 다음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보통 욕구에서 벗어난 무념무상의 경지에 있는, 해탈의 경지에 오른 느낌이 들 때 쓰는 표현이다. 다른..

끄적끄적 2021.11.12

(끄적임) 농업인의 날 & 빼빼로 데이 그리고 까까 사 먹는 날.

일명 오리지널 빼빼로, 롯데 빼빼로는 1983년에 내가 국민학교 시절에 등장했다. 기존에 다른 과자와는 너무 다르게 생긴, 톡톡 끊어먹는 재미에 인기가 참 많았던 초콜릿 과자였다. 그런데, 이 빼빼로가 롯데의 효자상품으로 등극하게 된 것은 90년대 중반에 다가서면서이다. 부산의 어느 여중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11월 11일이 1이 4개라, "키 크고 날씬해져라라는 의미"로 친구들끼리 주고받기 시작한 것이다. 갑자기 빼빼로의 판매량이 늘어나자, 본사에 보고가 들어갔고, 이를 롯데에서는 본격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했다.(처음부터 이것조차 마케팅의 시작이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진실이 밝혀진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처음에는 키 크고 날씬해져라의 의미보다, 11월 11은 길쭉길쭉한 빼빼로 같은..

끄적끄적 2021.11.11

(끄적임) 마리모가 떠오르면 행운이?

우리 집에 살고 있는 마리모 5개(?). 작은 아이가 학교에서 골프공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를 받아오면서 함께 하게 되었다. 사실 큰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도 한번 받아 온 적이 있었다. 그때는 도대체 이게 뭔가 싶어서 어항 위에 작은 통에 넣어두었다가 어디론가 없애버린(?) 기억이 있는터라, 이번에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그냥 아이 책들 앞에 미니컵에 넣어 두었다. 그런데 뭔가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마리모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리모한테 밥이 있었나? 그럼 그동안 우리 집에 있는 건 굶은 건가? 이게 무엇을 먹을 수 있는 존재였나? 정말 순간적으로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녹조류인 식물인데...밥이라니...그런데 이름이 마리모밥이고, 정확히는 마리모 영양제였다. 그럼 그걸 넣어주면 어떤..

끄적끄적 2021.11.07

(수성구 범어동) 디저트 카페, 스피티코 Spitico

강남 청담사거리 쪽에 있는 스피티코를 가보고 너무나 좋아했었는데, 같은 게 대구에도 있다는 걸 며칠 전에야 알게 되었다. 그것도 집에서 차로 5분 남짓 걸리는 거리라니. 일주일 동안, 작은 아이와 낮에 한 번, 큰아이와 저녁나절에 한 번, 이렇게 두 번을 들렸다. 연이어 갈 계획(?)은 아니었는데, 작은 아이랑 먹은 메뉴사진을 보더니, 큰아이가 자기랑도 그곳에 가야 된다고 해서 오늘 다시 들리게 되었다. 스피티코(spitico)는 그리스어로 수제를 의미한다.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그릭 요거트 전문점이다. 청담에서 먹었던 것은 그릭모모(생 복숭아 하나 통째로 그 안에 그릭요거트가 가득 들어있는 메뉴)였다. 목숭아를 너무 좋아하는 아들이라서, 이 메뉴만 생각하고 갔는데, 지금이 복숭아 철이 아니라는 걸 메뉴..

끄적끄적 2021.11.01

(수성구 범어동 카페) 주택개조카페, 스완네

아침 일찍 옆지기랑 일이 있어 나갔다가, 스완네에 들렸다. 오픈 시간이 몇 시인지 모르고 갔다가, 조금 일찍 도착하는 덕분에 마당을 어슬렁거리며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다. 이곳은 주택을 개조해서 카페로 만든 곳으로, 노키즈존이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나에게는 이런 면에서는 조금은 그닥인 곳이기는 하다. 그래서,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이제야 들리게 되었다. 2층으로 되어 있는 이곳은, 참으로 모든 곳에 신경을 썼구나 싶을 정도로 눈길이 가는 곳이었다. 사진을 찍는 동안, 다른 커플이 먼저 주문을 해서, 우리는 2번. 주문을 하니, 계산서와 함께 이 작은 돌멩이를 준다. 색다른 느낌, 좋았다. 우리가 고른 메뉴는 스콘 팔레트(사진에서 딱봐도 팔레트로 보이는 메뉴, 작은 스콘과 발라서 먹을 수 있..

끄적끄적 2021.10.30

(대구 수성구 브런치 카페) 토스트, 크로플, 피자 그 무엇도 빠지지 않는 맛! 유니크베뉴 Unique Venue

유니크베뉴는 유니크(unique:독특한)와 베뉴(venue:장소)의 합성어로 독특하고 이색적인 브런치카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앉는 자리들이, 한 번쯤은 머무르고 싶을 정도로 느낌이 너무 좋은 곳이다. 에스프레소에서 고소한 맛이 났다. 이곳은 검색상, 다른 커피들이 인기메뉴에 있던데, 일단은 기본 맛을 본다며 에소를 주문했다. 다음에는 커피를 종류대로 마셔 볼 생각이다. 청포도 에이드에는 신선한 청포도들이 꼬지에 꽂혀 있어서 빼먹는 재미가 좋았다. 주메뉴로 시킨 것은 소프트&스위트 프렌치토스트(2조각)이다. 바나나를 반으로 잘라, 그 위에 설탕을 토치로 녹여낸 듯한, 그래서 씹히는 달달함이 있다. 토스트 자체도 식빵을 두껍게 썰어서 만들었고, 굉장히 부드러웠다. 아이들에게 주려고 콤비네이션피자를 포장해..

끄적끄적 202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