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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박스 (2013)

런치박스 (2013) 이곳은 인도 뭄바이.일라(님랏 카우르)는 남편과의 관계를 좀 나아지게 해보려고, 직장으로 보내는 도시락에 나름 신경을 써서 보낸다. 그리고 되돌아온 도시락이 깔끔하게 비워진 것을 보고, 맛있게 먹었구나라고 생각하며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린다. 여기서, 잠시 인도 도시락 문화에 대한 것을 쓰면. 인도에는 다바왈라(Dabbawalla, 힌디어로 '즐거움')라는 도시락 문화가 있는데, 이는 주로 이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뭄바이를 중심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일정한 등록절차를 거치면 정해진 시간에 집에서 도시락을 받아 직장까지 배달을 해주고, 점심시간이 지나면 다시 도시락을 수거해서 집으로 가져다 주는 서비스이다. (그래서 여주인공 일라가 남편에게 보낸 도시락을 남편의 퇴근 전에 미리 ..

무비리뷰 2021.01.01

인간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인간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스쳐지나가든 머무르든,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웃긴 건, 그 수많은 사람 중에 나를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나는 예외조항에 넣어버리는 걸까. 아닌 걸 뻔히 알면서. 얼마 전 책리뷰들을 구경하다가, '내 인생의 책'(뭐 이런 비슷한 문구였던 거 같다)이라는 글귀에 이끌려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들어가 봤다. 그런데, 그 책은 내가 몇 페이지도 채 읽지 않았을 때, 인쇄된 종이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책이었다. 나름 유명세를 타고 있던 거였는데, 그 이름값이 궁금해서 억지로 끝까지 읽었던. 알아야, 적어도 읽기는 읽어야 반박이라도 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으로 인내가 필요했던 책이었다. 그런데, 그런 책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책이었다...

끄적끄적 2021.01.01

로즈, The Secret Scripture (2017)

로즈, The Secret Scripture (2017) 이 영화는 1922년. 아일랜드는 자치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영국과의 갈등은 존재했다. 이러한 갈등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이 중립을 선언한 아일랜드에게 참전 및 제공권, 제해권을 요구하면서 더욱 깊어진다. 라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역사적인 상황을 몰라도 영화 보는 것에는 지장은 없지만, 잠시 언급을 하고 지나가자면, 1801년 아일랜드 의회는 폐지되고 연합법에 의해 영국의 일부가 되어 직접 통치 받기 시작했다. 19세기 벨파스트는 아일랜드 경제를 지배하는 주요 산업 도시였는데, 개신교 신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일자리를 찾고자 이 도시로 이주해 온 카톨릭 신자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어 종파 간 긴장을 초래하게 된다. 영국이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있..

무비리뷰 2021.01.01

콜슨 화이트헤드 <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콜슨 화이트헤드는 1969년 미국 맨해튼에서 태어났다. 이미 로 2017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2019년에 발표한 이 2020 퓰리처상을 다시 수상하여,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의 더블 수상자가 되었다. 100년의 역사 가운데 두 번 수상한 작가는 부스 타킹턴(1919, 1922), 윌리엄 포크너(1954, 1962), 존 업다이크(1982, 1991) 이렇게 세 명 뿐이었고, 콜슨 화이트헤드가 네 번째이다. 이 소설은 착실하게 살아가는 고등학생 엘우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가 대학무료강의를 들으러 가는 길에 얻어탄 차량이 절도차량이었고, 그 죄목을 어이없이 뒤집어쓰면서 니클에 가게 된다.그리고 그 곳에서 있었던 일과 그곳을 나오는 이야기, 그리고 뒤이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 짐 크로법(..

북리뷰/문학반 2020.12.30

러브 앳 (2019)

러브 앳, Love at second sight (2019) 이 영화의 원제는 Love at second sight이다. 어떻게 하면 제목을 저렇게 잘라버리는지...러브 앳이 무슨 말인가 했더니 저런 어이없는 발상을... 고등학생인 라파엘(프랑수아 시빌)은 소설 쓰는 것에 푹 빠져있다. 그러던 어느 늦은 밤 학교에서, 피아노 소리에 이끌려 가보니, 긴 머리의 여학생이 피아노를 치고 있었고, 그녀의 이름은 올리비아(조세핀 자피)이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만남은 알콩달콩...그리고 결혼을 하게 되고. 라파엘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만, 그런 생활에 바빠진 라파엘은 올리비아를 혼자 두는 시간이 많아졌고, 늘 먼저 소설 쓴 부분을 읽었던 올리비아는 그의 작품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무비리뷰 2020.12.29

언터처블:1%의 우정 (2012)

언터처블:1%의 우정 (2012) 전신불구의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은 자신의 수족역할을 해줄 사람을 면접보는 자리에서, 드리스(오마 사이)에게 묘한 호감을 받게 된다. 일자리를 얻는 곳에서 세 번 거절 받으면, 정부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면서 종이에 사인만 해달라고 하는 드리스. 그런 드리스에게 2주일안에 이 일을 그만두게 될 거라면서 내기를 제안한다. 자신을 거리낌없이 일반인처럼 대하는 드리스에게 필립은 마음을 열게 되고, 웃음도 찾게 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필립에게 드리스는 사랑하는 여인마저 연결해준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두 사람은 지금도 여전히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는 자막과 함께 실제 그들의 모습이 보여지는 것으로 끝난다. 음악도 너무 좋고, 가끔은 배경마저 ..

무비리뷰 2020.12.28

위화 <허삼관 매혈기>

위화 허삼관은 성안의 생사(生絲)공장에서 누에고치 대주는 일을 하는 노동자이다. 어느 날, 몸이 건강한 사람은 다 피를 판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더욱이 피를 팔고 받는 돈은 반년을 꼬박 일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란다. 이에 허삼관은 방씨와 근룡이와 함께 피를 팔게 된다. p. 32~33"어이 삼관이, 자에 피 팔아 본 돈 어떻게 쓸지 생각해봤나?""아직 안 해봤는데요. 오늘에서야 피땀 흘려 번 돈이 어떤 건지를 안 셈이죠. 제가 공장에서 일해 번 동능 땀으로 번 돈이고, 오늘 번 돈은 피 흘려 번 돈이잖아요. 피 흘려 본 돈을 함부로 쓸 수는 없지요. 반드시 큰일에 써야죠." 큰 일, 허삼관은 여자를 얻어 장가가는데 이 돈을 쓴다. 마음에 두고 있던 여자는 두 명, 한 명은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임분방..

북리뷰/문학반 2020.12.27

마더스 데이 (2016)

마더스 데이 (2016) 아들 둘이 있는 샌디(제니퍼 애니스톤)는 이혼한 남편과 친구처럼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중요한 할 말이 있다고 하더니, 결혼했다고, 그것도 아주 어리고 이쁜 티나랑. 그리고 양쪽의 양육권을 내세워 일정한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 티나에게 새엄마로서의 자리를 만들어 준다.이런 상황을 생각지도 못한 샌디는 자기만의 아이들이라 생각했는데,누군가와 공유(?)하다는 것에 분노하고, 엄마라는 자리가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에 어쩔 줄 몰라한다. "내가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싫어." "어디서든 늘 통하는게 있죠.(마술에서)계속 나오는 손수건이나 무한제공되는 커피, 엄마의 무한한 사랑처럼요. 엄마의 사랑을 아이들은 다 느껴요." 제시(케이트 허드슨)와..

무비리뷰 2020.12.26

시간 여행자의 아내 (2009)

시간 여행자의 아내 (2009) 크리스마스 날, 어린 헨리는 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엄마는 현장에서 바로 죽고, 헨리만 남게 되는데, 한 어른이 나타나 "너는 지금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거라고, 그리고 내가 바로 미래의 너다."라면 불안해하지 말라고 한다. 그 사고 이후, 사고전으로 몇 번 시간 여행을 가게 되지만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어른 헨리(에릭 바나)는 도서관 연구사서이다. 종이만들기 책을 찾으러 왔던 클레어(레이첼 맥아담스)는 헨리를 보고, 실제로 당신을 만나게 될 지 몰랐다며 기뻐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해주겠다면서 저녁데이트 신청을 하고. 어른 헨리는 클레어가 6살때부터 시간 여행에서 그녀를 찾아왔다고 얘기해준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가 누구인..

무비리뷰 2020.12.26

모드 쥘리앵 <완벽한 아이>

모드 쥘리앵 책 앞부분에 김영하씨의 추천사가 있다. 그 끝부분에 "그 어떤 출구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갇혀 있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쓰여있다. 난 솔직히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 사실 추천하고 싶지 않다. 책중간부터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이 작가의 실화라는데...이 작가는 지금 잘 살고 있다는데...그건 읽는 난 너무 너무힘들다. 내게 일어난 일도 아니고, 내가 겪을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닌데도 온 몸으로 느껴지는 이 고통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되짚어 보는 게 괜찮았을까, 속에 가둬 두고 살았던 이 마음들을 쏟아부어서 스스로에게는 무언가 위안이 됐을까. 모르겠다. 말 못하는 동물로부터..

북리뷰/문학반 202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