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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정(情)이 이런 거 아닐까.

어제 집 문고리에 종이백이 걸려있었다. 위층에 오늘 이사 온 사람이라며. 메모를 본 신랑은 뛰어다닐 아이가 있는거 같다며 웃었다. 난 그냥 이 메모가 좋아서 몇 번을 읽었다. 이런 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나도 이랬어야 했나 하면서 말이다. 작년에 이사왔을 때가 생각났다. 정확히는 이사 오고 일주일 뒤에 관리사무소에서 연락을 받았던 때가 말이다. 내용인 즉, 층간소음이 심하니 조심해 달라고 아래층에서 연락이 왔다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해서(사실 어이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저희 집에는 뛰는 애들이 없는데요.라는 말이 나갔다. 물론 알았다고 하고 끊기는 했지만 말이다. 우리 집은 거의 저녁 9시면, 나만 빼고 모두 잠드는 시간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깨어있는 시간이라고 해도, 모두 앉아서 무언가를 하는 애..

끄적끄적 2021.07.24

[책] "내 의무는 살아남는 것이었다. "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 <스페인 여자의 딸>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 (2021) "베네수엘라 같은 사회에서는 유일하게 민주주의적인 것이 배고픔과 죽음이었다."라고 말한 베네수엘라 기자 출신인 작가. 2019년 에서 가장 창의적인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1980년대 중반 유가 폭락으로 인한 경제 공황 이후 현재 베네수엘라의 참상을 그려낸 작가의 첫 소설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루멘 출판사와 계약 직후 22개국으로 판권이 팔릴 만큼 스페인어권 문학 사상 전례 없는 주목을 받은 소설이고, 곧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소설로 들어가 보자.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서른여덟의 여자. 그녀의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의 장례를 치르는 장면에서 소설은 시작한다. 아델라이다 팔콘. 이 이름은 그녀 엄마의 이름이기도 하고, 그녀 자신의 이름..

북리뷰/문학반 2021.07.23

[책] 벤저민 하디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ersonality isn't permanent

벤저민 하디 Personality isn't permanent p. 14~15 인간성의 가장 핵심적인 측면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고수하는 능력, 빅터 플랭클이 인간의 마지막 자유라고 했던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자신의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원하는지 결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게 발생한 일에 어떻게 대응할지 선택하는 것이다. 즉 선택은 우리가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도록 해준다. 그렇기에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며 의사결정을 하는 능력이 클수록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결정을 내기고 자신의 길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의 선택 능력을 제한하고 크게 영향을 미치는 제약들이 ..

(여수 맛집) 나진국밥 - 돼지머리수육 국밥

텔레비전은 안보는 관계로, 이 국밥집이 유명하다고 안 건 검색을 통해서였다. 허영만의 식객이라는 프로그램과 성시경이 나온 배틀 트립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입구 간판이 보이기도 전에, 저 집인가 보다 하고 느낄 수 있었던 건, 그쪽 방향으로 가는 차들과 사람들이 모두 한 곳을 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입구에 가니, 테이블링이라고 써있는 웨이팅을 입력해놓는 것이 보였다. 왜 테이블링 어플에서 찾아보지도 않았던 걸까? 왜 맛집이라고 소개 올려놓으면서 테이블링 어플 얘기는 안 해줬던 걸까? 혼자 구시렁거리면서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순서가 되면 카톡으로 5분 내에 입장해 달라는 톡이 온다. 순서를 보니, 대기순서는 20번째!!! 다행히도 카톡에 웨이팅 등록이 된 것을 보니, 앞에 대기팀은 5팀이라고 되어있었다..

끄적끄적 2021.07.19

2021.7.13~2021.7.18 플래너 보고서 1

결혼 이후에 처음으로 플래너를 사용해 본 일주일이었다. 나이가 드니, 예전만큼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실천이 잘 되지를 않아, 급기야 이 방법까지 동원하게 된 것이다. 늘 무언가 해야 하는데 하면서도 생각대로 잘 되지를 않았다. 그런데 플래너를 쓰면서 느끼게 된 것은 역시나 그냥 보내는 시간이 예상외로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가계부를 써보면, 푼돈이 우습게 쌓여서 큰돈으로 빠져나가는 느낌. 딱 그거다. 일단 플래너를 쓰니까 좋은 점. 적어도 이거까지는 마무리해야되는데~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든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이탈리아어를 배워보겠다고 작심만 하다가, 이제야 시작이다. 박경리의 토지 시리즈를 다시 읽으면서 우리나라 근현대사도 같이 공부한다던 다짐도, 소설이 먼저 달리고 있다. 그래도 겨우겨우 쫓아간다...

끄적끄적 2021.07.19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고 말한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1935~2004)은 이 소설을 24살에 썼다. 몇 살에 이 소설을 썼는지 굳이 쓰는 이유는 어떻게 그 나이에 마흔을 바라보는 여자(이 소설의 주인공)의 느낌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었는지...... 이미 1954년, 18세의 나이로 을 발표하자마자 비평가상을 받음으로써 프랑스 문단의 대표 신인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당시 비평가 상의 상금이 10만 프랑이었는데, 사강은 미성년이라 통장거래를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전부 현금으로 받았다. 그리고 그 돈의 일부로 재규어 XK 140을 구입했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지만, 버스에서 우는 것보다는 재규어에서 우는 게 더 낫다."라는 말을 그냥 할 수 있는 게 ..

북리뷰/문학반 2021.07.18

(남원 맛집) 허브식당 채마루 - 수제떡갈비, 산채나물 돌솥비빔밥

여수 가는 길에 남원을 들렸다. 단지 떡갈비를 먹겠다고 말이다. 처음부터 이 식당을 생각하고 간 것은 아니었고, 남원 IC 빠지기 전 10분 전에 검색해서 ^^ 워낙 어디를 갈 때는 무계획이 계획인 우리 가족다운 행동이다. 검색도 내가 하고, 결정도 내가 했는데, 식당 간판을 보는 순간 제대로 검색을 한 건가 당황스러웠다. 분명 맛집이라고 검색한 건데, 이 편견 덩어리 눈에는 이 식당이 문은 열였나 싶을 정도로 허름해 보였다. 일단 주차를 하고 뒤로 가니, 이런 곳이 보인다. 맛집이라고 하면 사람도 좀 있어야 될거 같고, 뭔가 좀 어수선하기도 해야 할 거 같고... 그런데 이곳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너무 조용했다. 유리문을 열어보기가 뭐할 정도로... 결국은 얼굴이 겨우 보이는 일하시는 분한테 들어가도 되..

끄적끄적 2021.07.18

매트 헤이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The Midnight Library>

매트 헤이그 첫 문장: 죽기로 결심하기 스물일곱 시간 전, 노라 시드는 낡아 빠진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로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들여다보며 무슨 일이든 생기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느닷없이, 정말로 일이 생겼다. 35살의 노라는 어느 날 갑자기 키우던 고양이가 차에 치여 죽어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다니던 악기점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고, 피아노를 가르치던 집에서 수업을 그만한다는 전화를 받았고, 그나마 약이라도 타다가 갖다 주던 배너지씨에게서도 이제 그만 그 일을 해줘도 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모든 것으로부터 불필요해진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죽기로 결심하고 유서를 남긴다. 처음에는 안개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안개가 걷히면서 직사각형 형체의 건물이 보였다. 그 앞에는 시계가 자정을..

북리뷰/문학반 2021.07.16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 ★★★★★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 가끔은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싶다가도, 조금 더 어렸을 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것들이 있다. 살면서 분명 뭔가 빠진듯한 아쉬운 구석이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제대로" 와닿는 게 있었다. 이럴 때는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다라는 마음에 위로가 잘 안 된다. 어쨌든 참 멋진 책이다. 수많은 부자를 만나면 만날수록 경제위기에 관한 기사를 쓰면 쓸수록 돈 문제는 재무 관리가 아닌 역사와 심리학을 통해 이해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빚더미에 앉은 이유를 이해하려면 금리를 공부할 게 아니라 인간의 탐욕, 불안정성, 낙관주의의 역사를 연구해야 한다. 하락장 바닥에서 주식을 매도한 이유를 알려면 기대 수익률에 대한 수학 공식 ..

북리뷰/경제반 2021.07.14

100일 플래너 비교하기(대시엔도트&MOTEMOTE)

오래간만에, 정말 아주 오래간만에 뭔가 꾸준함을 실천하기 위해서 플래너를 구입했다. 위에 있는 사진은 내가 사용하기 위해서 구입한 대시앤도트의 100일 플래너이다. 인터넷으로 겉표지에 아무것도 없는 깔끔함에 구입을 했는데, 일반 다이어리 크기로 속지도 아주 마음에 든다. 특히 시간과 일정 쓰는 위치가 보통 내가 쓰는 순서로 되어 있어서 좋다. 그리고 선이 뚜렷하여 선명해서 좋다. 아래의 100일 플래너는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MOTEMOTE 모트모트의 100일 플래너이다. 겉장의 질감은 미끈한 벨벳느낌이랄까.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싫어하는 느낌이다. (겉장이 하얀색은 질감이 괜찮은데, 다른 색들로 겉장이 되어있는 것들은 질감이......같은 100일 플래너인데도,..

끄적끄적 202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