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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평소에는 가요를 잘 즐겨 듣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비가 오는 날이면 듣고 싶은 목소리가 있다. 바로 태연. 처음 태연의 목소리를 들었던 날은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햇살이 가득한, 너무나 좋은 날이었다. 작은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벚꽃 가득한 길을 걷고 있을 때였는데, 이어폰 가득 들려온 음성에 가던 길을 멈췄다. 그때 처음 들었던 노래가 였다. 떠나보낼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떠나야 되는 상황도 아니었음에도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날은 날이 너무 좋았는데, 이상하게 비가 오면 태연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오늘처럼 하늘이 뚫린 듯이 비가 오는 날에는 더욱 그렇다. 베란다 안으로 물이 들어오든말든 창문을 온통 열어젖히고,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다.

끄적끄적 2021.07.07

온전히 혼자가 된다는 것. 도리스 레싱 단편선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단편선 이 책 자체는 단편선이라 11편의 단편들을 품고 있다. 그 중 이 포스팅에서는 라는 소설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첫 문장: 이것은 지성의 실패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롤링스 부부의 결혼생활은 지성에 발목을 붙잡혔다. 런던의 대형 신문사 차장급 기자인 매슈 롤링스와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수전. 둘은 배울만큼 배웠고, 벌이도 좋은 일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 옳은 길만을 선택하는 감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커플이 되었고, 가정을 이루었다. 정원이 딸린 집을 구입하고, 네 아이를 낳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수전과 매슈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엄마가 필요하다는 데 서로 동의를 하고, 네 아이가 일정한 나이가 된 후..

북리뷰/문학반 2021.07.06

(영화) 룸, ROOM (2015)

룸, ROOM (2015) 드라마 / 아일랜드 / 118분 개봉: 2016. 03. 03(재개봉 2021. 04. 22) 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 주연: 브리 라슨(조이 역), 제이콥 트램블레이(잭 역) 이 영화는 엠마 도노휴의 소설 을 영화화한 것이다. 작가 엠마 도노휴는 24년간 친아버지에 의해 지하 밀실에 갇혀 그의 아이를 낳은 여성의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소설 속에서는 17살 소녀(조이)가 어떤 남자(닉)에게 납치되어 창고가 개조된 방에 감금된 채 7년간 이곳에 살고 있고, 그녀에게는 5살 난 아들(잭)이 있다. 창고는 창문도 없고, 천정으로 햇빛이 조금 들어올 수 있는 공간 (어린 잭의 표현으로 '햇빛구덩이')이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기본적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물품들만..

무비리뷰 2021.07.06

(영화) 더 파더, The Father (2020)

더 파더, The Father (2020) 드라마 / 영국, 프랑스 / 97분 개봉: 2021. 04. 07 감독: 플로리안 젤러 주연: 안소니 홉킨스(안소니 역), 올리비아 콜맨(앤 역) 제93회(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각색상을 받은 영화로, 안소니 홉킨스는 1991년 에 이은 두번째 수상이다.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그가 2012년에 만든 동명의 연극을 영화로 각색하였고, 처음부터 남자 주인공에 안소니 홉킨스를 염두에 둔 것이라 주인공의 이름도 안소니로 하였다. 그리고 촬영 당시 실제 배우 나이와 영화 속 주인공의 나이도 82세로 같다. 안소니 홉킨스는 자신의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는 아니었지만, 심장마비를 겪은 후 기억을 잃어가는 증세를 보였었는데, 영화 속의 인물이 자신의 아버지를..

무비리뷰 2021.07.04

인나미 아쓰시 <필요가 피로가 되지 않게>

군더더기 없는 인생을 위한 취사선택의 기술 인나미 아쓰시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책은 잘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주문을 했던 건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였다. 무언가 내게 필요한 것이 있을 거 같다는 생각. 그런데 작가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가 원하는 내용은 아니었다. (그나마 소제목들이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이 책에 관심이 있는 누군가에게는 다가서는 글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 기록을 남긴다. p. 21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힘이 되어 주려는 태도는 아주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싶다면 필요 없는 물건을 채워 넣기 전에 그것을 받는 사람이 어떤 기분일지 먼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 그 행위 자체를 의심받거나 실례를 범할 수도 있다. 어중..

존리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존리 익숙한 글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정리하는 기분으로 워드필사완료. p. 20~21 한국이 경제대국이 되는 데는 세 가지가 꼭 필요하다. 첫 번째는 창업가 정신, 두 번째는 여성 인력의 활용, 세 번째는 금융 교육이다. 이 중 어느 한가지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 무의미한 소비를 통해 부자처럼 보이려 하지 말고 진정으로 부자가 되려 해야 한다. 나 하나만이 아니라 내 후손들 그리고 주위 사람들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을 소망해야 한다. p. 26~28 돈을 좋아하는 것은 나쁜 일도 부도덕한 일도 아니며, 비난 받을 일은 더더욱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성공하는 것처럼 돈을 좋아해야 부자가 된다. 그럼에도 강연 중 "돈을 아끼십시오. 소비를 줄여서 투자하십시오."라고 하면 가끔 반발 섞인 항변을 듣곤..

북리뷰/경제반 2021.07.03

(영화) 삶에 지칠 때, 뭐든 놔버리고 싶을 때...보자 이 영화! <체리 향기>

체리 향기 (1997) 드라마, 실험 / 이란 / 99분 개봉: 1998. 01. 01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주연: 호마윤 엘샤드(바디 역), 아브돌라만 바그헤리(바게리 노인 역) 이 영화는 1997년 칸 영화제에서 이란 정부의 출국금지 조치로 출품 못하다가, 폐막 3일 전에 상영 공고가 붙었다. 영화제 공식 책자에도 실리지도 않고, 공식 경쟁작의 명단에도 없던 이 작품은 당시 쟁쟁했던 작품들을 뒤로하고 이마무라 쇼헤이의 와 공동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이변을 낳으면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라는 제목은 11세기 이란의 시인이었던 오마르 하이얌의 시구절인 "인간이여 삶을 즐기려면 죽음이 항상 따라다닌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리고 체리 향기를 맡아보라. 그것은 영원하지 않다"에서 착안된 것이라고 한다..

무비리뷰 2021.07.02

넓적사슴벌레의 짝짓기를 위한 합사...옳은(?) 것인가.

넓적사슴벌레의 암컷과 수컷을 드디어 만나게 해 줬다. 일주일 정도 합사를 하면 알아서 짝짓기를 한다고 하는데... 인간적인 시각으로 볼때는 수컷은 공격적으로 달려들고, 암컷은 숨기에 바쁘다......-.- 암컷이 너무 작은 거 아니냐며 아들 녀석이 암컷이 불쌍하다고 한다. 아이들의 시각에서는 크기가 문제인가. 하긴 나도 그부분이 걱정이 되어 전문브리더들한테 물어봤지만 아무 상관이 없단다. 넓적사슴벌레가 원래 좀 한성격하기는 하지만, 수컷 무섭다. ㅎ 알을 받아보겠다고 합사를 하는 게 옳은 것인지, 볼 때마다 암컷을 꺼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자연의 이치인가, 인간의 욕심에 의한 폭력인가. 모르겠다......

끄적끄적 2021.07.02

사교육, 답은 없다. 그렇다고 고민이 안되는 건 아니다.

결혼 전부터, 아니 결혼과는 별개로 난 내 주니어들을 어떻게 키울지를 생각해왔던 거 같다. 심지어 독신을 외치던 시절에도 말이다. 그중에 가장 큰 두 줄기는, 내가 자란 것처럼 키우자와 사교육은 시키지 않는다였다. 1. 내가 자란 것처럼 키우자. 처음에는 나처럼만 크면 되지 않겠어?라는 오만에서 시작된 것이다. 사실 그게 오만이라는 것을 안 것은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였다. 어느 때인가부터, 아이가 학교에 다녀오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날 컨디션이 좋지 않은가 보다였는데, 그 상태가 주기적으로 보이는 듯했고, 그래서 달력에 체크를 하고, 아이의 시간표를 보다 보니 그날마다 수학이 보였다. 혹시? 설마. 그래도 아이한테 수학이 어렵냐고 물었다. 아이는 주저 없이 그렇다는 대답을 했고..

끄적끄적 2021.07.02

(삶이 바뀔 수도 있는 책) 대런 하디 < Compound Effect 인생도 복리가 됩니다 >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인생 역전의 기술 대런 하디 토니 로빈스의 추천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가? 아니면 인생의 전환을 꾀하며 이 책을 뒤적이고 있는가? 이 책을 집어 든 걸 보니 적어도 현재의 삶에서 어느 한 가지는 불만스러운 게 틀림없어 보인다." 난 아닌데?라고 생각하던 첫 마음은 책장을 몇 장 넘기기도 전에 깨졌다. 분명하게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읽은 자기 계발과 동기부여 책 중에, "끝까지" 가장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이런 종류의 책들은 분량을 늘리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뒷부분으로 가면 사선으로 읽기에도 시간 아까운 책들이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정말 마지막 장까지 너무 좋다!!!) ★★★★★ 내 삶을 바꾸는 단 하..